카리스마형 보다 실무형 인물 행장선임 가능성
한빛은행 중심의 정부 지주회사에 편입되는 평화 광주 경남은행의 장래는 여러 면에서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우선 정부가 발표한 대로 내년 6월에는 사업부별로 과연 재편이 되는 것인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금융계에서는 내년 4월의 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않다.
정부가 이들 3개 은행에 거액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BIS 자기자본 비율을 10%로 맞추긴 했으나 MOU상의 1인당 영업이익 2억원을 맞추는 등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평화 광주 경남은행의 장래가 불투명하고 정부 방침대로 라면 내년 6월에는 사업부제로 재편되기 때문에 새로 선임되는 은행장의 임기가 불과 1년 남짓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은행장이 돼 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많지않다.
금융당국이나 금융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후보들로는 우선 평화은행장의 경우 허고광 외환은행 감사(42년생, 여수고 연세대 상대)가 거명되는 가운데 한기영 전무(40년생, 홍성고 연세대 상대) 의 승진을 예상하는 시각도 없지않다. 광주은행의 경우에는 외부인사중 거명되는 후보가 별로 없는 가운데 강낙원 행장(43년생, 광주일고 서울상대 )의 유임론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에는 금감원 출신인 홍순우 現 감사(46년생, 마산고 서울법대)와 조흥은행 감사를 역임하다 이번에 물러나는 김재형씨(42년생, 경북고 서울상대)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3개 은행장 자리를 놓고 몇 명이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그렇게 적극적인 것도 아니고 앞으로 변수도 많아 이들이 행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허고광 김재형 감사 등의 경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정부당국이 적극 권유하면 몰라도 본인들이 ‘운동’을 해서 행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꼼꼼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로 능력을 인정받는 한기영 전무도 전혀 생각이 없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한 전무는 지난번 김경우행장이 퇴임할 때 함께 물러나겠다는 것을 김행장이 극구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남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홍순우 감사의 경우에는 최근 금감원이 기존의 방침을 바꿔 감사도 은행장으로 바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본인은 최근 직원들과 대화중에 “감사직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김경우 평화은행장이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고 박동훈 경남은행장도 감독당국의 만류에 따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개 은행장중 유일하게 강낙원 광주은행장만 유임론이 나오고 있는 것은 다소 특이하다. 광주은행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강행장이 유임할 수 있는 근거로 지난해 3월 부임해 부실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이 없고 금융당국이 부실에 대한 책임을 사안별로 묻겠다는 방침을 밝힌 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지만 부실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 문제로 들어가면 김경우 박동훈 행장도 재임기간 내내 부실 청소만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구는 물러나고 누구는 자리를 지킬 경우 여론이 납득할 지는 의문이다.
평화 광주 경남은행장 자리를 놓고 이런 저런 관측이 나오지만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이들 은행장을 ‘대표이사 부행장’ 체제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찮아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이사 부행장’ 논리는 내년 4월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이들 3개 은행이 노총이나 지역 여론을 등에 엎고 또 한번 독자생존을 위해 정부에 반기를 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 보다 실무가형 인물을 선정해 과도기적으로 경영을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이들 3개 은행의 은행장 선임 구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행장 선임 구도가 오리무중이기 때문에 이들 은행의 나머지 임원 인사는 예측이 쉽지않다. 다만 이사대우(상무, 부행장보)들의 계약기간이 1년이고 임기 만료자들도 적지않아 이래 저래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평화은행의 경우 한기영 전무와 박덕문 감사가 임기 만료된다. 광주은행은 송재관 최영하 고재표 유항렬 부행장보등 4명의 본부장이 모두 계약기간이 1년이어서 임기가 끝난다. 경남은행은 양수일 부행장이 지난해 8월부터 건강상 이유로 직무해제 돼 자리가 비어 있고 이장길 전영조 장록채 부행장보의 계약기간이 만료된다.
임원 승진 후보로는 평화은행의 경우 김정구 총무부장, 송웅섭 영업부장, 전재열 광화문지점장, 육근수 기획부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광주은행은 배철수 영업부장과 박상용 검사부장, 박성길 여신지원부장, 김선재 종합기획부장, 오지열 서울지점장 등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남은행은 김영창 검사부장, 최인훈 서울분실장, 최영철 국제부장, 김성진 인사부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