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하면 삼성은 통합은행의 지분율 7.50%를 갖게 돼 2대주주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삼성은 하나은행의 지분 4.79%를 보유하며 4대 주주, 한미은행의 지분 9.58%를 보유하며 3대 주주의 위치에 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분구도 변화가 갖가지 상상을 부를 수는 있지만 삼성의 계획에 따른 의도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은행권 진출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분정비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삼성생명의 계열 금융사에 대한 흡수력이 한층 강화된다. 특히 그동안 소규모의 지분만을 갖고 있던 삼성증권에 대한 지배력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삼성투신증권과 삼성증권이 합병하면 삼성투신증권에 대한 지분만큼이 삼성증권 주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투신증권 지분 1600여만주(45.37%)를 갖고 있다. 이 주식은 통합비율(0.2045對1)에 따라 삼성증권 주식 334만여주로 전환된다. 양 증권사의 통합후 삼성생명이 차지하게 되는 삼성증권 지분은 기존 5.50%에서 9.00%로 높아지게 된다. 반면 기존 삼성증권의 최대주주였던 삼성화재는 지분율이 6.39%에서 6.17%로 오히려 낮아진다.
삼성화재는 삼성투신증권 지분 136만여주(3.80%)를 보유하는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증권이 매입해야하는 합병반대 청구권 행사 주식 2400여만주(통합증권사의 총지분중 28.73% 해당)까지 삼성생명에서 매수할 여지가 많다. 삼성증권이 이 주식을 해외 기관에 매각하거나 계열 금융사에 팔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삼성생명의 삼성증권에 대한 지분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 강화로 결국 삼성계열 금융사 전체의 지분구도는 ▲삼성생명 아래 삼성증권(삼성투신운용), 삼성선물, 삼성생명서비스, 삼성화재 ▲삼성전자 아래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등의 2중구조로 단순화된다. 지금까지 삼성증권의 포지션이 애매해 전체 계열사들 사이에 그물망처럼 엮인 지분구도가 어느정도 수직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또한 이같은 구도는 삼성생명이 삼성생명서비스(100%) 삼성선물(80%) 삼성화재(9.9%) 삼성증권(9%)을 子회사로,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의 자회사인 삼성투신운용과 삼성화재서비스를 각각 孫회사로 갖는 모양새가 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금융 계열사중 유일하게 삼성카드(56.6%)와 삼성캐피탈(75.5%)의 최대 주주로 남아 있고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삼성생명 아래로 모인 셈이다.
삼성은 또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통합비율 1對1 가정)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게 됐다. 삼성은 현재 칼라일의 한미은행 증자 참여로 이 은행의 3대주주(칼라일 40.11%, 아메리카은행 10.08%, 삼성 9.58%) 자리에 있다. 또 하나은행의 4대주주(알리안츠그룹 12.46%, IFC 8.24%, 코오롱 5.52%, 삼성 4.79%)이기도 하다. 그러나 만일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하게 되면 순서가 칼라일 22.75%, 삼성 7.50%, 아메리카은행 5.72%, 알리안츠 5.39%, IFC 3.76% 등으로 재배치돼 삼성은 2대주주로 급부상하게 된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