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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투자費 증권사 생존에 큰 부담

문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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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11-19 15:47

순이익 감소로 투자비용 못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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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팽창하고 있는 IT 투자비용이 증권사들의 생존에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하고 있다. 전산관련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증권사는 장기적으로 IT 비중이 높아가는 추세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고, 결국 경쟁에 뒤쳐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산관련 임원과 증권사 경영진들은 급증하는 전산투자비용의 조달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상반기에 증권 영업으로는 기초 전산투자비도 뽑아내지 못하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중 일부는 전산투자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4~9월) 24개 상장 증권사의 총 전산투자비는 6500억원에 달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이의 42%에 지나지 않는 2698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IT예산은 갈수록 증가추세에 있고, 순이익은 대폭 감소하고 있다. 상반기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대우증권도 10월 영업에서는 적자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 증권사들이 손실 폭이 커지는 실정이다.

반면 IT예산은 시설투자비 감가상각비 인력비 등 대부분 고정 투자로 계상돼 예산이 줄어들 여지가 없거나, 일부 증권사는 홈페이지 개편 등으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세종증권 관계자는 “전산으로 투여된 자금이 영업으로 환원되지 않고 있다”며 “요즘 임원들의 가장 큰 고민도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밑빠진 독에 물 붓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이 전산관련 비용으로 650억원을 투입했지만 상반기에만 9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대증권은 추가 전산비를 투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화증권도 상반기에만 170억원을 전산에 쏟아 부었지만 적자는 474억원. 가스공사 시장조성 평가손이 한화증권의 발목을 잡아 당장 돈이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1370억원으로 가장 많은 전산투자를 했던 삼성증권은 순익이 567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연출되자 전산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한 예로 일은증권의 전산비는 연간 100억원 수준. 반면 리젠트증권은 220억원이다. 두 증권사가 통합할 경우 단순계산으로는 3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사에 중복 투자된 시설투자비와 감가상각비가 걸러지면서 2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양사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합병이 비용을 줄이는 최적 무기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외에도 전산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타증권사와 M&A를 추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장에 알려진 증권사는 총 6개사. 주로 중소형 증권사들을 주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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