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농협이 지난 4월 전략적 제휴작업의 일환으로 수수료 인하와 자동화기기 공동이용 등에 관한 부문에 합의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농협과 축협의 전산시스템 통합작업이 오는 크리스마스를 이용해 마무리되는 만큼 본격적인 일정은 내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 이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양 기관의 호스트를 연결하는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창구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영업단말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해 두 기관의 업무를 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호스트 연계작업의 경우 기업은행과 농협의 호스트시스템이 각각 IBM 유니시스 기종으로 차이가 있는 등 어려움이 있어 우선 금융결제원의 공동망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우선적으로 두 기관간 거래시 수수료를 절반수준으로 인하하고 궁극적으로는 수수료를 없앤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향후에는 공동상품 개발과 통장공동이용 등 보다 진전된 형태의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이한 시스템과 갖가지 규격들을 일치시키는 작업과 함께 실무부서 차원에서 다양한 공동이용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농협과 기업은행 실무작업반 관계자들은 “지난달 모임을 통해 협력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면 4월 전략적 제휴에도 불구하고 농협 내부사정으로 지지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농-축협의 전산통합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공동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합병논의까지는 진전되지 않더라도 호스트시스템이 연계되고 영업단말을 공동개발해 일부 업무라도 함께 처리하게 될 경우 다른 부문으로 업무제휴가 급속히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