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전산부는 지난 7월말 잠실 전산센터에서 맥주파티를 가졌다. 신임CIO 부임 후 일련의 작업들을 자축하고 향후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호리에행장을 비롯해 많은 임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산부 직원들은 IMF 구제금융기 이후 3년간 전산투자가 중단됐던 설움과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소외감들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제일은행 전산부의 이러한 변화는 현재명 CIO가 주도하고 있다. 현상무는 지난 3월 부임해 조직구성을 대폭 개편하고 차세대시스템과 e-비즈니스 등 향후 제일은행 IT전략의 큰 그림을 마련하기위해 동분서주했다.
현 상무는 1950년 충남대전에서 태어나 서울대 공과대학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후 도미해 웨인스테이트大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과정을 마쳤다. EDS에서 15년간 근무한 것을 비롯해 IT부문에서만 2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어 업체 사정에는 훤하다. EDS에서 CTO(Chief Technologist Officer)를 역임한 현상무는 지난해 주택은행 ISP컨설팅에 참여하면서 인연이 돼 제일은행 CIO로 영입됐다.
현 상무는 오랜 외국생활에도 불구하고 CIO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졌던 전산조직의 통합을 이끌어내면서 선진시스템을 무리없이 도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원들은 현상무가 소탈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종 일처리에는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현 상무는 지금까지 조직개편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조직통합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외국계 CIO로서 국내 은행권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택한 것.
현 상무는 IT와 현업간, 전산 부서간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BRM(Business Relationship Manager) 제도를 도입 전담인력을 통해 현업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영업점 직원들을 초청해 전산 프로세스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또한 27개 팀으로 구성돼 책임자만 넘쳐나던 조직을 통합해 기능별로 새롭게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29명을 차출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위한 인력도 확보했다. PMO(Project Management Officer) 제도도 도입해 개별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도록 채널을 통합했다.
현 상무는 변변한 컨설팅도 거치지않고 갈등없이 조직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에 대해 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않는다. 현상무는 “지난 5개월 동안은 차세대 등 선진 IT인프라 도입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며 “조직과 전략부문에서 전체적인 청사진이 마련된 만큼 강력하게 추진하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