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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생보사 유동성 과잉 자산운용 부담

이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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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8-06 21:50

삼성 교보에 몰려 연금·저축성 일시납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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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은 들어 오는데 굴릴 곳은 마땅치 않고...

일부대형생보사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고객의 안정성위주의 자금운용 선호도가 높아지고 저금리추세지속등으로 이들 보험사로 시중부동자금이 집중되면서 자산운용상의 부담이 생긴 때문이다.

생보사에게 이같은 현상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현재의 자금시장과 향후 자금시장전반의 흐름과 변화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생보사의 주요 자금유치 수단은 고유의 보장성보험과 은행예금과 성격이 유사한 저축성보험 두가지. 보장성은 보험본래의 원리에 충실하게 설계돼 있는데다 건당 보험료가 싸고 보험기간도 길어 건수에 비해 유입자금량이 많지 않아 자산운용상 부담이 거의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저축성보험, 특히 그중에서도 일시에 거액보험료를 받는 일시납(은행 적금과 유사)이다. 이중에는 저축성이 아닌 개인연금 일시납도 포함된다.

생보사들의 고민이 어느정도인지는 지난주 삼성생명이 개인연금 일시납한도를 6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춘데서 명료해진다. 그러니까 한 가정기준으로 2억원으로 한정하겠다는 얘기다. 과거 같으면 어림없는, 설사 정책적으로 결정되더라도 영업현장에서 먹히지 않을 영업전략변화이다. 그렇다면 삼성이 이같은 영업전략을 들고 나온 보다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앞서 지적한대로 보장금리에 비해 이를 운용할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데 근본 이유가 있다. 삼성생명이 유치한 일시납은 개인연금이지만 수익률면에서는 저축성에 가깝다. 유배당인 이 상품은 우선 6.5%의 확정금리에 약3%(지난해 기준)의 배당률을 합칠 경우 이자율은 9%대를 넘어선다. 6~7%의 시중 실세금리하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익률보장이다. 개인대출등 소매금융이 유일한 돌파구인데 물량면에서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다. 설계사 수당까지를 포함하면 비용은 더 늘어나 이를 커버할 운용수단은 제한돼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삼성생명의 거액일시납 중단에는 또 다른 배경도 작용했다. 한동안 소문으로 떠돈 ‘재벌그룹 자금악화설’등으로 미리 일시납을 대거 유치, 이미 과잉유동성상태에 있다는 점. 여기에 내년부터 실시되는 예금보장한도 축소, 그리고 지난 95년 보험상품의 비과세기간이 5년에서 7년으로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일시납상품의 만기가 올해말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비과세기간이 다시 7년으로 연장돼 이들 자금이 별다른 유인책없이도 추가 유입되거나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도 변수로 작용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타금융권과의 금리경쟁등으로 금리를 낮출 수는 없고, 결국 일부고액수신을 조절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IMF이후 보편화되고 있는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손익위주 경영추세와도 무관치 않다. 교보생명도 아직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고 있지만 사정은 비슷하다.

저축성 일시납의 경우 자금시장변화로 일거에 자금이탈이 생길 경우 수지차 관리에 부담이 생길수 있다는 점 말고는 수익률면에서는 개인연금 일시납과 큰 차이가 없다.

시중실세금리에 연동되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데 현재 8%대를 유지하고 있어 역시 시중실세금리와 비교하면 부담이 된다. 삼성이 개인연금에, 교보가 저축성에 치중한 것은 시장공략을 위한 단순한 영업전략상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다만 교보의 저축성 일시납 치중 이유중에는 내년초 도입이 확실시되는 변액보험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실적배당형상품인 변액보험이 도입될 경우 일시납 만기시 이를 변액보험으로 전환한다는 영업전략하에 저축성보험을 많이 확보해 놓는 것이 시장선점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생보사로의 자금집중현상은 생보업계 전체에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구조조정 분위기등으로 신설사들은 연전히 ‘풍요속의 빈곤’속에 빠져 있고,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이다. 당장 대한생명만해도 삼성, 교보에 비해서는 자금유입이 현저히 뒤처진다.<별표참조>

결국 삼성, 교보로의 자금집중현상은 구조조정기를 맞아 안정성위주로 이동하는 자금이동의 속성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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