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교보, 대한 두라이벌 생보사간 영업성적이 예상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거리로 등장했다.
대한생명은 오너의 전횡경영의 여파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급기야 공적자금이 투입돼 공기업으로 전환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지만 적어도 외형상 나타나는 영업실적은 라이벌 교보를 앞지르고 있다.
<별표참조>
이렇다할 외환이 없었고 신창재닫기

수치를 통해보면 이는 보다 명료해진다.
4~6월까지 2000회계연도 1/4분기 영업실적을 분석해보면 대한의 월납초회보험료는 523억원, 이에반해 교보는 419억원에 머물렀다. 수입보험료 또한 대한은 같은기간중 2조1662억원에 달했지만 교보는 2조680억원에 그쳤다.
삼성을 포함 빅3의 시장점유율 역시 삼성 48.6%(월납기준), 54.8%(수보기준)이고, 대한이 28.6%, 23.1%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교보는 22.8%, 22.1%로 분명 3위에 머물러 있다.
정황논리상 교보의 두각이 예상된 것과 달리 실제 성적은 이처럼 대한의 ‘2위 굳히기’쪽으로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 원인은 무엇이며 기조적인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 현상일까. 대한은 물론 긍정적 해석을 내린다.
공기업전환등 대한생명을 둘러싼 각종 악재들이 오히려 조직의 응집력을 강화시키는 긍정적요인으로 작용한 ‘이유있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한생명사태’가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해석인 것이다. 그러나 교보의 판단은 이와 큰 차이가 있다.
우선 교보는 대한의 선전보다는 자신들의 부진에서 원인의 첫번째 이유를 찾는다.
교보는 신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면서 과거의 외형위주 영업전략을 완전히 청산했고, 그 과정에 부실조직정비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면서 일시적으로 업적이 하강곡선을 그은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현재는 정책적으로 ‘다지기’과정에 있고,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교보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회복될 것이고, 이 경우 대한은 경쟁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교보는 또 대한의 영업전략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대한이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처지인데도 외형경쟁에 집착, 대규모 시책비를 투입하는등 과거와 같은 외형위주의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현재의 저금리추세등 금융환경을 감안할 때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대한식의 공격적 영업전략은 적합하지 않은데 대한이 자신들의 취약해진 입지를 의식해 다소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 업적우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기업인 대한생명이 업적을 통해 대외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기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양측의 해석이 이렇게 엇갈리듯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시각차는 크다.
대한은 2위자리를 이미 굳혔고, 앞으로도 대한은 교보를 앞지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반면, 교보는 자신들의 ‘다지기’가 마무리되는 하절기가 지나면 머지 않아 2위를 다시 탈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현재의 저금리여건에서 코스트가 높은 보험을 대거 유치하는 것은 자산운용상 리스크가 있다며 굳이 순위경쟁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는 반응도 보인다. 대한과의 경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할때 어느 일방으로의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않다. 양비론적 시각도 존재한다. 대한입장에서 주목할 것은 자신들의 선전이 응집력등이 만들어 낸 진정 가치있는 것인지 아니면 교보의 지적대로 남의 이목을 염두에 둔 다소의 거품이 포함된 것인지 하는 점을 보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라는 점이다. 경영정상화를 차질없이 진행시키기위해서도 이에대한 분명한 판단은 필요하다.
교보 역시 업적부진에 대한 보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자신들의 주장대로 정도경영으로의 전환과정에서 나타나는 그야말로 일시적 현상이라면 염려할 바가 아님은 물론 오히려 고무적인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만약 과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최고경영체제 변화를 빌미로 조직이 자신도 모르게 느슨해진데 부진의 원인이 있다면 이는 분명 치유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양우 기자 su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