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노조는 5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금융 기업구조조정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금융구조조정 관련 긴급제언’을 발표, “정부는 앵글로색슨 금융모델을 버리고 차라리 독일식 은행자본주의를 검토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주제 발표한 인천대 이찬근교수와 금융산업노조가 주장한 ‘긴급제언’의 요약.
■ 해외금융 대형화 겸업화
정부가 금융의 대형화 겸업화가 세계적인 추세라며 2차 은행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는데 이는 공적자금 고갈로 은행권 부실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은행 합병을 통한 감원, 부서통폐합, 자산정리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외 은행의 합병 및 겸업화를 잘못된 시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융기관 합병은 미국의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70년대 이후 위험 선호적인 투자를 하면서 위기에 봉착해 자본증대를 통해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은행합병은 외국자본의 적대적 M&A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맥시코의 경우처럼 은행을 대형화 겸업화한 이후에 외국자본에 넘길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 은행부실과 금융지주회사
은행권 부실은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IMF의 잘못된 처방에 의한 결과다. 정부의 암묵적 동의하에 재벌들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고 정부는 증시부양등에 은행을 동원했다.
IMF도 일시적 외화유동성 위기를 총체적 신용위기로 확대 해석해 정책처방을 한 결과 대량으로 기업이 도산했고 은행의 부실이 증가했다.
은행지주회사를 금융전업가가 맡는 것도 현실성이 없으며 자격 및 특혜시비가 날 소지가 있다. 결국 외자지배로 넘어갈 것이다.
■ 앵글로색슨 증권자본주의
정부가 추진하는 이러한 앵글로 색슨형 금융모델은 결국 고속성장기반을 붕괴시켜 국가와 기업의 전략적 의지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게 만든다. 또 경제주권 상실 및 사회적 통합이 붕괴되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계속해서 앵글로 색슨모델에 따라 증권시장 중심인 증권자본주의를 추구하면 이는 시장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또한 과거의 박정희식 국가주도 경제모델도 위기의 끝에 종착했기 때문에 시장과 국가의 중간에 위치한 은행권에 경제운용을 맡겨야 한다.
■ 독일식 은행자본주의
은행중심의 금융구조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차라리 독일식 자본주의를 검토해야 한다. 독일식의 특징은 은행이 기업군을 거느리는 체제로 상호 지분 보유를 통해 은행의 캐피탈 베이스가 강화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형 시중은행에 삼성 현대 LG등 재벌그룹을 하나씩 맡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벌의 오너경영의 폐해를 불식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공적자금 부담이 줄게 된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