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작년 말부터 채권인수업무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 5월말 현재 회사채 발행 6조원중 2조3639억원을 인수해 업무 개시 6개월만에 30%이상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시장 발행 스프레드 400bp 회사채를 300bp에 인수하거나 250bp이상 줘도 인수되지 못하는 회사채를 200bp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산업은행입장에서는 산금채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채를 매입하기 때문에 차익거래가 가능해 시장가보다 고가로 인수하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것. 이같은 방식으로 산업은행은 발행기업들을 유인해 채권발행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기업들도 고가로 채권을 인수해주는 산업은행쪽에 채권인수를 맡기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산업은행을 선호하는 실정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산업은행의 채권발행시장 포션은 60%이상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산업은행이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산금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언더테이킹(undertaking)이 증권사들보다 우수해 포션이 커졌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산업은행의 채권발행시장잠식에 대해 증권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증권사들은 국책은행이 자금조달이 용이한 특수채로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채권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채권발행에 뛰어들어 그만큼 증권사들의 파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용수 기자 py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