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컨설팅 건수 및 비용은 각각 50여건, 6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도 대다수 은행들이 각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점과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감안하면 올해말까지 컨설팅비용은 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주택은행이 9차례에 걸쳐 컨설팅을 받아 201억원의 비용을 지불했고, 한빛(154억원) 외환(85억원) 조흥(65억원) 신한(32억원) 하나(30억원) 국민(21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분야별로는 핵심전략 수립, 경영진단, 경영혁신 등 은행경영의 전반적인 구조에 대해 자문하는 컨설팅이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여수신 관행을 전산프로그램화 및 투명화하는 작업(10건), 리스크관리(6) 및 5개 은행합병에 따른 P&A 프로젝트(5) 등의 순이었다.
한편 국내 은행들이 컨설팅을 받은 회사를 보면 미국의 맥킨지, 아더앤더슨, 부즈알렌해밀턴, BCG 등이 30여건을 기록해 전체 50여건 중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사로는 삼일회계법인 한국신용정보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주로 참여했다. 외국사중에서는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맥킨지사가 15건에 317억원의 프로젝트을 맡아 수위를 차지했다. 맥킨지는 주택은행(201억원) 한빛은행(89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주로 따내 선두를 차지했다. 국내 은행들은 이러한 컨설팅 결과 사업부제, 성과관리시스템, CRM구축 등 선진 금융기관들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과다한 컨설팅과 그에 따른 미국식 경영 패러다임에의 의존이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10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들였지만 실제 달라진 게 없고 우리 실정에 맞지않아 경영 혼선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