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지난 9일~10일 주택은행 천안연수원에서 가진 ‘경영환경변화 대응전략 워크숍’에서 김행장이 밝힌 내용이다. <편집자>
지난 98년 취임하면서 소매금융에 특화하고 이익중심의 경영을 한다고 다짐했던 약속을 지켰다. 주택은행은 현재 소매금융의 선두주자가 됐으며, 순익이 크게 늘어 5월말 현재 순익 추정치가 2870억원, 6월말에는 3500억~38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순익은 크게 늘었지만 이제는 규모가 문제다. 적어도 100조원의 자산규모는 돼야한다. 현재 임박한 은행합병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외형확대가 시급하다. 합병논의 과정에서 주택은행은 다른 어떤 은행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재 신한 하나 한미은행 등은 국민은행보다는 주택은행을 합병대상으로 원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의 개성과 능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지만 주택은행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은행의 문화는 포용적이며 개방적이다. 예로 외국인들이 현재 각 부서에 어드바이저, 임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전혀 거부감이 없지 않은가. 일부에서 비판하는 주택은행 직원들의 순응적인 자세가 현재는 메리트가 된 것이다.
IT 기술 없는 미래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은행들의 경우 IT기술이 은행의 전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반업무비의 20% 이상을 IT비용으로 집행해야 한다. 예산이 1조원이라면 2000억원은 써야 목표실현이 가능하다. 또한 IT기술은 경영전략과 맞물리지 않으면 돈만 낭비하게 된다. 예로 97년도에 도입한 ‘파워넷’ 고객데이터관리시스템은 제대로 활용을 못해 돈만 낭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부터 운영해온 콜센터는 연체기록이 불충분해 이중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영업점에서 연체기록을 입력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정보축적이 안되고 있다. 콜센터 운영은 자료가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연내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PWC사로부터 수백만달러들 들여 미국식 회계기준에 맞추는 작업을 해왔으나 은행합병이 임박해 무산될 지도 모른다.
내년 초부터 개인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성과를 내는 직원이 보수를 더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변화의 과정이며 반드시 필요하다. 충분한 논의를 하고 두말하는 직원이 없어야 한다.
합병이 구체화되면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1~2년 전의 합병은 BIS 비율에 의한 합병이었지만 이번의 합병은 수익규모와 부실자산 규모로 결정될 것이다.
외환은행에 투자한 코메르츠가 외환은행의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제일은행이 최저 7.8% 의 주택담보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주택은행의 위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도약과 퇴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행장과 임직원들은 새로운 개혁모델 및 시스템 선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영업점시스템, IT마스타플랜, 신경제시스템(우리집닷컴 등 인터넷 사업)등 모든 것을 직원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맥켄지가 만들고 있는 KPI(성과지표)는 곧 구체화될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별 사업본부제도 바꿀 것이다. 지역별 구분은 영업점의 구체적인 영업환경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업점을 주변환경, 주민수, 소득수준, 주변 유동인구 등의 300여개의 지표로 구분해 동류집단(Peer Group)으로 구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직원들의 성과측정이 더욱 객관성을 띄게 될 것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