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의 주먹구구식 리스크 관리가 문제된지 2년여만에 생존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개발에 한창이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조흥 하나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기존의 ALM(자산부채종합관리)방식보다 진일보한 은행 전체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현재 은행들이 외국에서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실정에 맞게 개발중인 분야는 주로 신용리스크 관리분야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 리스크 분야중 90%정도를 신용리스크관리가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은행이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비율이 높아도 보유분량 전체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리스크 관리분야는 10%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
국민은행은 이미 신용리스크 관리 시스템인 ‘크레딧바시스템’을 개발해 여신등 업무에 적용해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시장리스크 관리시스템인 ‘리스크와치 소프트웨어’를 캐나다의 앨고사로부터 구입해 은행 자산운용별 리스크 할당에 사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리스크관리부 조응규과장은 “외환거래와 신탁부문의 트레이딩계정 자산, 채권 주식 모든 분야를 관리대상으로 했다”며 “시장리스크를 계량화해 내부 모형을 통한 신BIS비율 관리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29일 킥오프미팅을 갖고 시스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조흥은행 시스템개발팀 조성철차장은 “내년 4월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종합수익관리 시스템이 6월말 개발되기 때문에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완료되면 함께 구동해 자본배분성과체계(RAPM)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영계획수립을 위한 자산·자본최적포트폴리오가 목표”라며 “사업단위로 자산배분을 해 독립채산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시스템 도입을 위해 현재 IBM-LKFS-캐나다 앨고사등 3개사로 이루어진 컨소시엄을 주계약 대상 업체로 선정하고 조만간 도입단가 및 시스템 적용 분야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리스크본부 이태영팀장은 “리스크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의사 결정권자의 과학적 판단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리스크관리 시스템 도입이 은행의 체질강화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신BIS 자기자본비율 도입 등과 맞물려 다른 은행들에도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같은 은행들의 경쟁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 도입 및 개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중복투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구입 및 개발에 은행마다 1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은행 합병과 관련해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