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우선 기존 CD기에서 가능한 입출금서비스를 시작으로 증권거래, 티켓발매, 인터넷쇼핑등 웹기반에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교보생명 삼성증권 삼성카드 새마을금고 등의 금융기관과 대한항공 인터파크 삼구쇼핑등의 업체와 이미 서비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700여개 점포에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고 향후 3000여개까지 설치 점포수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빛은행도 5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편의점 ATM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한빛은행은 훼밀리마트와 바이더웨이, LG25등 1000여개 점포에 자동화기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은행의 프로젝트에 대해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수료 차별화가 없이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고 비싼 수수료를 책정할 경우 이용이 저조할 것이라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택은행 경우다. 주택은행은 지난해 ‘주유소에서 현금을 찾을 수 있다’라는 모토로 ‘주유소 습격’ 전략을 추진한 바 있다. 주택은행은 새로운 금융거래 문화를 정착시키면서 수익성 확보는 물론 소매금융시장에서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주택은행은 올해 초 프로젝트를 보류하는등 사실상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익성이었다. 초기 투입비용과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기능의 첨단 자동화기기가 주유소 편의점등에 광범위하게 유포될 경우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입비용을 간과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통 자동화기기의 경우 하루 150건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져야 현상유지가 가능하다. 반면 주유소나 편의점등의 자동화기기의 경우 그만한 거래건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여기에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돼 건당 서비스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이용빈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름을 넣다가 혹은 복잡한 편의점내에서 단순 입출금이 아닌 장시간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하나은행의 ‘ATM프로젝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분명히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나은행은 조금 늦게 독자 인터넷뱅킹시스템 개발에 나섰지만 소매 기업금융부분을 동시 구축함으로써 차별화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얼마전에는 인터넷 결제은행 설립을 밝힌 바 있다.
ING베어링사는 하나은행이 소규모B2B 및 인터넷 커뮤너티에 기초한 B2C등 틈새 전자금융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존 금융거래 문화의 극복과 함께 대중 이용공간인 편의점과 금융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결합해 다양한 컨텐츠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하나은행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