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행장 및 임원들에게 수만주에서 수십만주까지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일반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짐에 따라 사기진작과 형평성 차원에서 우리사주 물량을 늘리는 등 직원들에게 금전적인 혜택을 부여하려 하고있다.
주택은행은 현재 우리사주 조합 임원구성이 은행측 7인 노조측 6인으로 불합리하다고 보고 은행 노조 각 6인씩 이사를 공평하게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노사 협의중이다. 이를 통해 주식배정비율 등을 일반직원들에게 유리하게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현재 우리사주법조항에 신규발행 물량으로 주식을 배정한다는 조항에 대해 재경부에 유권해석을 의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98년 대동은행을 인수하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출자한 2000억원(액면가 5000원 기준 4000만주)중 연차적으로 회수되는 일정 물량을 우리사주조합으로 배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우리사주법 조항에 위배되지 않다는 유권해석이 나오면 조합에 배정할 예정이다.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와 정부가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주식 발행물량의 5%에 해당하는 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 제일은행 노조는 이중 일부분을 직원들에게 배정해 줄 것을 은행측에 요청, 협의중이다. 노조는 은행측이 5%중 2.6%만을 임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에 나머지 2.4% 물량을 우리사주 형태로 돌려 달라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노련 차원에서도 우리사주제도와 관련, 입장을 곧 정리해 은행측에 전달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임금협상과 함께 이 문제가 은행계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사주와 관련해 행사가격과 매매시 부과되는 증여세 등 각종 세금문제가 해결되고 법규가 개정돼야 직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해 정부가 나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사주 물량을 늘려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려는 효과는 당장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