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은행들은 수조원의 단위형금전신탁 만기도래와 로스컷 규정에 따라 손절매를 과감하게 해야하는데도 금융당국이 주식 매수를 지시해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가 대폭락이 일어난 지난 17일 재경부 및 금융당국은 각 은행들에게 왜 은행만 1000억원이나 넘게 순매도하냐며 질책하고 매도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의 주식매도 자제 지시는 지난 17일 투신사들은 24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은행들은 1275억원어치를 순매도한데 따른 질책성 발언이었다.
18일에도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은행이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에 나서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해달라고 지시했지만 기관은 은행권 984억원을 포함, 전체적으로 3728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은행 주식운용 담당자들은 “단위형 금전신탁의 만기가 도래하고 주식 가격이 매입가 보다 30% 떨어지면 의무적으로 손절매해야하는 로스컷규정에 따라 대부분 은행신탁계정에서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순매도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은 은행감사시 로스컷규정을 따르지 않은 사례를 적발하면 관계자를 문책하면서 이제와서 매도를 자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은행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주식매수만을 지시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예탁한 돈을 관리하는 은행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금감원 감사시 로스컷을 하지 않은 책임을 추궁하지 않은 등 별도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