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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판매채널 혁명, 생보사 e-비즈니스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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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04-17 10:00

‘디지털화’ 흐름타고 경영층 ‘핵심경쟁요소’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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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e-비즈니스 바람이 거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2000년을 준비하면서 핵심역량을 e-비즈니스에 모으고 있다. e-비즈니스가 향후 경제성장을 주도하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e-비즈니스에 대해 보험사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2000 회계연도에 e-비즈니스 구축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일례다. 그러나 보험산업은 다른 금융업과는 다른 차별화된 e-비즈니스 모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보업계의 e-비즈니스 추진 현황과 향후 전략, 남은 과제 등을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거역할 수 없는 물줄기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인 디지털 경영시대의 도래로 기업의 경쟁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존 업무의 효율화와 사업영역의 대폭적인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도 e-비즈니스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e-비즈니스 추진상태는 더디기만 하다. 이제 겨우 전담팀을 구성하고, 컨설팅업체를 선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타 금융기관에 비해 보수적인데다 설계사나 대리점 등 기존 영업조직의 반발이 우려되면서 생보사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한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외국에서도 금융권 가운데 보험업계의 e-비즈니스가 가장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영업조직에 의한 판매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 생보업계는 소위 ‘아줌마 부대’를 앞세운 연고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고, 실제로 이들이 오늘날의 생보산업을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아 보험업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면서 e-비즈니스는 큰 흐름이 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증권 거래 비중이 20%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국내 네티즌들은 이미 약정액 기준으로 절반을 넘어서버렸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인터넷 거래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국내 보험업에도 e-비즈니스가 주요 마켓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비즈니스로 옷 갈아입기

현재 국내 생보사 가운데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빅3’와 대신 SK 현대 신한생명 등 신설사들이 e-비즈니스를 주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생명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초 업계에서 가장 먼저 ‘e-비즈니스팀’을 사장실 직속으로 신설한 삼성은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 보험판매 등의 신규 영업분야 발굴과 함께 회사 경영의 디지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경제연구소를 컨설팅업체로 선정했는데 앞으로 e-비즈니스를 위해 200여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7월 전자상거래에 대비해 약 6개월간 T/F팀을 운영, 창구서비스와 전문가 시스템을 도입한 가칭 ‘expert system’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현재 사이버 전용상품인 ‘사이버보장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올 사업연도를 ‘e-비즈니스 기반 구축의 해’로 정하고 회사의 모든 부문을 디지털 환경에 맞게 재설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사장 직속에 ‘e-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전체적인 전략방향 수립과 구체적인 실천방안 모색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의 컨설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생명은 현재 e-비즈니스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은 빠르면 올 하반기까지 이를 마무리 짓고 e-비즈니스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e-비즈니스를 통해 회사 이익을 내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사 중에서는 대신생명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현재 사이버 마케팅팀을 운영 중인데 내년 이후에는 CM팀과 CM센터를 통합, CM팀은 사이버 마케팅 전략수립과 추진 업무를 담당하고 CM센터는 사이버 상품 판매 전담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이버 마케터도 10~20명가량 둘 예정이다.

국민생명에 이어 한덕생명도 인수할 예정인 SK생명의 경우 신흥 생보사답게 e-비즈니스에도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현재 총 9명으로 ‘e-비즈팀’을 구성, 운영 중인데 앞으로 30여억원을 e-비즈니스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웹사이트는 당초 6월에 오픈할 예정이었으나 합병으로 인해 7월 중순으로 늦춰졌다. SK는 이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등을 활발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생명도 상근 직원 3명으로 구성된 ‘CM팀’을 지난 1월 발족했다.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20여억원을 책정한 현대는 5월 중순에 웹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 이를 기반으로 7월경에는 인트라넷을 구축하고, 전자상거래를 빠르면 11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조직 달래기’가 관건

그러나 생보사들이 e-비즈니스를 강화하는데 걸림돌이 있다. 바로 기존 영업조직과의 갈등이다. 각 사들이 e-비즈니스 구축에 박차를 가할수록 기존 조직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보산업 부흥의 일등공신인 설계사 조직과 e-채널간 마찰은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 조직의 급격한 붕괴도 예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인터넷을 통한 보험판매시 모집비 등 제반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싼 보험료 책정이 가능하다. 또 전자인증제 도입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든 자신이 원하는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등 편리성 측면에서 단연 기존 영업조직을 압도한다.

특히 증권사의 사이버 트레이딩과 은행의 인터넷 뱅킹이 예상보다 많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도 기존 조직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계사 조직의 경우 유지비 등이 많이 들고 모집 수당이 지급되기 때문에 ‘고비용 저효율’ 채널로 인식된 지 오래다. 또 업데이트 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요구되고 탈락률이 높은 만큼 끊임없는 증원이 이어져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고단한’ 판매채널이기도 하다.

반면 사이버 마켓은 시스템 구축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맹점이 있으나 이후 유지비용은 기존 채널에 비할 바가 못된다. 또 시행 초기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생명의 홈페이지 회원수를 보면 98년말에는 5만명에 불과했으나 99년말에는 60여만명으로 급증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직접판매 부문에서도 98년에는 월평균 20여건에 그쳤으나 99년에는 100여건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다. 사이버 창구를 통한 약관대출, 상환, 이자납입, 분할보험금이 하루 평균 1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소매금융은 월 15억원 정도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이것만 놓고 본다면 삼성생명 전체 매출 대비 기여도는 극히 낮다고 할 수 있으나 98년 대비 신장률 측면에서 따진다면 보험판매의 경우 2400%, 사이버 창구를 통한 거래실적은 1200%, 회원수는 1100%라는 가히 폭발적인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시행 초기인 관계로 기존 조직들이 막연한 불안감만 품고 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사이버 거래가 급증하게 되면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생보사들의 e-비즈니스 전략도 기존 영업조직과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한생명의 경우 변액보험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재무설계사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보험사의 e-비즈니스는 보험영업조직과 소비자들을 위한 지원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도 영업지원 사이트를 구축하고, 설계사가 e-메일 등 인터넷을 활용함으로써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을 하나의 툴로 활용, 크로스(cross) 채널전략을 구사해 전화로 센터, 인터넷, 설계사로 연결되는 고객 대응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급속한 성장 없다’ 비관론도

e-비즈니스의 발달은 보험업계의 핵심영역을 제외한 부문에 대한 해체를 부채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개발이나 보상서비스 등은 타 업체와 제휴하거나 분사를 통해 외주를 주는 등 사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단종 상품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미니 보험사 설립이 가능해짐에 따라 인터넷 전용 상품만을 판매하는 사이버 보험회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e-비즈니스에서는 전략적 제휴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양한 전략적 제휴 네트워크를 갖추고 이를 잘 이용하면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것. 미국의 인터넷 보험사인 인스웹(insweb)사가 고객 확보를 위해 카닷컴(car.com) 등의 인터넷 자동차사와 제휴하고, 상품서비스 제고를 위해 퀵컨(Quicken) 등 인터넷 은행과 제휴, 성공한 사례가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처럼 e-비즈니스는 향후 생보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큼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나, 한편으로는 급속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포레스트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2003년경에는 인터넷을 통한 직접판매는 생손보 전체에 걸쳐 약 2%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칠 것이나 인터넷을 통한 영향판매는 생손보 매출의 2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보험사의 경우 직접 판매보다는 온라인 상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고, 상품 관련 컨텐츠의 보강과 사이트에 대한 고객 로열티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각 보험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험상품에 대해 알아본 후 설계사나 텔레마케터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직접 인터넷상에서 가입하는 경우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PwC컨설팅의 최명주씨는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던 보험상품을 단순히 온라인화하는 ‘e-커머셜’ 자체에는 수익 창출 기회가 적거나 없어지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확보된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시현할 비즈니스 모형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가 기업 가치와 e-비즈니스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라는 지적이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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