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실시해온 근무성적평가는 변별력을 상실해 대부분이 비슷한 점수를 받았고 어떤 경우에는 0.1점 같은 근소한 점수가 승진 여부를 판가름하는 등 부작용이 따랐다는 자체 분석이다. .
해당 직급 상급자를 우대하고 평점자별 편차가 극심하여 성적 및 능력과 무관한 근무성적평가가 이루어져 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현행 평가제도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추상적이어서 변별력이 상실돼 평점 및 승진결과에 대해 불신을 초래해 왔다”고 말하고 “은행권 및 타기업의 사례를 연구해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출입은행은 한국은행 신한은행 삼성전자 등 5개회사의 근무평가제도를 현재 연구중이다.
수출입은행이 지난 3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인사제도에 대해 불만이 있는 지 알 수 있다.
무려 78%가 근무성적 및 경력평가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답해 대부분의 직원들이 불만이 있음을 시사했다. 근무평정에 대해서도 65%가 공정치 않다고 답했다.
경력에 대한 평가는 대상기간을 확대하고 기간이 경과한 근무점수에 대해서는 비중을 축소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연수평점에 대해서도 반영비중을 축소하거나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응답자가 57%나 됐다.
직군제에 대해서는 무려 81%가 직원전문화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을 냈고 잦은 이동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기준 및 절차가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편 만성적인 인사 적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은행도 직원들의 인사관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조직개혁팀 및 직무평가팀을 구성, 개인별 직무분석 평가 및 등급 설계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직무를 1200개로 분류해 실질적인 연봉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인사 컨설팅팀을 구성하고 미국 컨설팅업체의 평가 결과를 반영해 최근 기본급에다 변동성과급을 감안하는 성과 보상체계를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인사개혁의 하드웨어는 완성되었으나 실제 평가 등의 소프트웨어는 아직도 보완해야 할 면이 많고 직원들이 인사조직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일단 제도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경영관리측면에서 비즈니스 평가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경영목표를 달성하는데 인사제도가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최근 여러 은행의 인사제도가 직급제 폐지, 업무 등급제 도입 등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하고 “다면 평가를 실시해 자기고과 상향고가를 적극 활용하고 인사 분권화를 이뤄 각 부서장에게 채용 승진 배치 등의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