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이 지난 98년 9월 미국 하트포드사와 1억달러 합작을 추진 중이라고 했으나 이는 부실 생보사지정을 피하기 위한 눈가림에 불과했으며, 최근 금호쪽에서 언론에 흘리는 1억 달러 신규 투자 건도 동아생명 인수에 따른 여론부담을 희석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 생보업계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호생명은 일본 오릭스 그룹과의 1억 달러 투자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전례를 봐서는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가더라도 성사를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작년 미국 하트포드사로부터의 외자유치 경우처럼 중도에 파기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합작자금 1억달러도 금호생명과 오릭스그룹이 연계 금융상품과 펀드를 만들어 판매한 자금으로 충당키로 한 것이어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금호그룹이 외자유치설을 내세운 시기가 묘하게도 부실생보사 처리와 동아생명 인수 전후로 맞물리는 점이 의혹을 증폭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실현 가능성보다는 여론 부담을 막기위한 의도된 ‘바람막이용’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호생명은 부실생보사 구조조정을 앞둔 지난 98년 8월 기준 퇴출기준이 되는 지급여력이 마이너스 13.9%로 퇴출된 국민·조선 생명의 지급여력 마이너스 19%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만큼 부실한 상태였다.
정부는 금호생명이 98년 8월 제출한 경영정상화 이행각서가 이행실적도 우수하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 98년 9월 1차, 99년 2월 2차 퇴출생보사 지정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 이것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호가 부실생보사지정에서 제외된 배경에는 99년 6월말까지 하트포드사와의 1억 달러 외자 유치를 마무리짓는 조건이 작용했다는 것은 당시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금호그룹은 98년 8월 그룹내 국제통인 최병수씨를 사장으로 내세우면서 외자유치설을 공공연하게 유포했다. 금호그룹은 최사장을 발탁하면서 미국 하트포드사와 1억 달러 외자유치를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구조조정 기획단 관계자는 “금호생명의 하트포트사 외자유치는 99년 1월부터 나왔던 것으로 퇴출 생보사 선정과는 무관하다”며 “이면 계약은 없었다”고 말했다. 단지 경영정상화 이행실적이 좋았고, 이행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퇴출생보사 지정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원론적인 답변만했다.
이 말을 액면그대로 믿더라도 금호생명이 부실생보사 지정에서 제외된데는 당시 외자유치라는 국가적 과제에 편승, 외자유치를 추진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는 금호생명이 실사비용만 가지고 부실생보사 지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번에는 자신보다도 큰 동아생명을 인수하는 쾌거(?) 속에 합자설이 또한번 나돌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금호생명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억지주장에 불과하며 합작 성사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용수 기자 py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