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우 행장은 舊재무부 증권국장, 국고국장등을 거친 전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지난 98년 8월 취임후 평화은행을 벼랑끝에서 구해낸 인물. 본래 청아한 인품때문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김경길사장은 신용금고업계에서만 이름이 알려졌을 뿐 금융권 전체에서의 인지도에서는 형보다 한참 처진다.
성격도 판이하게 틀리다. 김행장은 전문 금융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한시(漢詩)에 빼어난 식견을 지닌 전형적인 선비형. 반면 동생인 김사장은 신용금고업계서 ‘터프가이’로 통할 정도로 다혈질이다. 언뜻보면 서로 형제간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게 신용금고업계의 평가다.
그렇지만 그는 서울대와 미국에서 경제학박사학위까지 받은, 신용금고업계에서는 보기드문 ‘브레인’. 그동안 신용금고 서울시지부장으로 있으면서 업계 발전을 위해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지난해 신용금고 통합전산망 구축계획도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요즘 두 형제는 서로 ‘닮은꼴’로 주목을 받고 있다. 김행장이 조인트벤처社를 차려 삼성SDS와 함께 전산아웃소싱을 추진하고 있고 김사장도 통합전산망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평화은행과 같은 자회사방식의 아웃소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
물론 신용금고연합회는 전산부문의 아웃소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자회사방식’을 통한 아웃소싱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평화은행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도 금융권 전산토털아웃소싱 논의는 함부로 얘기를 꺼낼 수 없는 ‘뜨거운 감자’. 하지만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하나도 없다. 따라서 평화은행과 신용금고연합회가 어떠한 결과를 내 놓을지 관심사가 되고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평화은행이나 신용금고연합회의 전산아웃소싱 추진이 생각만큼 순조롭게 추진될 지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은 평화은행에 대해 자회사 설립을 통한 아웃소싱을 승인했지만 정작 중요한 보안성 검토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금고연합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통합금융전산망사업에 회원사들이 가입을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연합회 전산실의 자회사 분리는 현시점에서 당장 논의할 성질의 문제는 아니다.
두 형제가 전산아웃소싱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기대했던 대로 두 기관이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전산운영의 효율성을 창출한다면 이는 국내 금융사에 적지 않은 공로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