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촉박한 전산통합 일정으로 올해 농협이 계획하고 있는 전산프로젝트 추진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협은 지난주 화요일 축협의 전산센터를 방문해 실사작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산실 방문은 성공했지만 실질적인 통합을 위한 준비작업은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축협측의 협조가 전혀 없었기 때문. 농협측은 이번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도 축협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반면 축협전산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헌법재판소의 위헌여부 결정에 따라 협조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농협측은 3월말 경으로 예정되어있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
농림부측은 농림부 나름대로 통합작업을 가능한한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산통합 일정도 무리하게 잡고 있어 농협의 전산통합 인력들이 과연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농협은 올해 회원농협의 차세대시스템과 신정보시스템 구축등 굵직굵직한 전산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상당수의 전산프로젝트들은 통합을 고려해 연기해 놓기도 했다.
농림부가 지난 2일 발표한 통합농협중앙회 설립 일정에 따르면 4월30일부터 5월1일 연휴를 이용해 축협과 삼협의 전산센터를 우선 이전하게 되고 이때부터 실질적인 통합작업을 시작해 7월 통합중앙회 출범과 함께 전산통합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시나리오다.
문제는 축협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도 촉박한 통합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과연 농림부 일정대로 통합을 진행할 수 있느냐하는 것. 현재로선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행정적인 편의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빛 조흥등 먼저 전산통합을 경험했던 은행들은 장기간 치밀한 사전작업을 거친 바 있다.
농협의 여타 전산프로젝트의 추진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절대적인 추진인력문제와 함께 통합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프로젝트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통합작업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통합작업이 순조롭지 못해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림부의 재촉과 축협의 비협조, 농협의 내부 프로젝트 연기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
통합중앙회 설립과 함께 전산통합도 함께 이루어지는 것일 가장 바람직한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산통합작업이 방대한 작업이고 단순히 적극적인 추진의지만 가지고 밀어부치기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농림부가 행정편의적인 발상보다는 안정적이고 순리에 맞게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춘동 기자 bo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