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완화됐으나, 탄핵 인용이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3월 초반에 제시한 코스피 밴드(2000~2100p)를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정치 이벤트보다는 대내외 경기상황과 통화정책 이슈 등이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음주 예정된 FOMC회의(15일 이하 현지시각), 네덜란드 총선(15일),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시한(15일) 등 글로벌 이슈가 코스피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역사적 상황에서 발견됐던 변곡점들이 이를 증명한다.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과 지난해 브라질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증시 상승도 오히려 대외 변수의 영향이 컸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와 대만가권 지수, 브라질 Bovespa와 러시아 RTS 지수가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각국의 정치적 이슈가 증시 흐름에 있어 중요 변수가 되지 못함을 보여준다"며, "이번 탄핵안 인용 역시 코스피에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권교체 기대감과 대권주자들의 정책 기대감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여지가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선 후보들의 정책관련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국내 변수에 민감한 코스닥과 중소형주도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정책관련주로 중국 노출도가 낮은 내수주와 4차 산업관련주를 꼽았다. 그는 "유력 대권주자들의 공약들을 보면 경기부양을 위해 내수활성화를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에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정책 기대와 맞물려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각 후보들이 부진한 고용과 산업활력을 부양하기 위한 수단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중소형주들의 주가변화가 긍정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라는) 첫 번째 허들을 통과했다"며, "다음 주에 불확실성 높은 대외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지만, 증시 주변의 환경이 좋은 만큼 단기조정이 나왔을 때 분할매수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