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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작년 별도 재무제표 순익은 72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자회사 호실적으로 86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은 늘었지만 CSM 조정이 -1조원 이상 일어나면서 4분기 계리적 가정 변경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할인율 정상화 로드맵 시행 등으로 K-ICS 비율이 하락하면서 자본 관리도 긴요한 상태다. 기본자본도 사실상 증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화생명은 올해 자산과 자본관리 진행이 필요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GA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영업하면서 그동안 공고했던 삼성생명 매출을 월 실적으로 추월했다"라며 "1번 정도였으나 횟수가 늘어나면서 매출에서 앞질렀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제판분리 이후 자회사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규모 확대, GA 매출 증가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제판분리 이후 GA M&A를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제판분리 초반 1만8000명대였던 설계사 수는 피플라이프, 한화라이프랩 등을 인수하며 현재 3만명까지 오른 상태다. 2021년 1만 GA IFC 인수를 완료하면 설계사 수는 3만5000명 가까이 된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외에 일반 GA 실적이 작년에 급증했다. 2024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외 GA APE는 1조14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3% 증가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9% 증가했다.
경쟁력있는 상품 출시도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 한화생명은 중점 판매 채널을 GA로 바꾸면서 GA에서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왔다.
초반에는 생보업계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단기납 종신보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화생명은 높은 환급률을 제시했다. 2023년 상품 개정 이후 2024년 초 막판까지 고환급률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단기납 종신보험 실적 판매는 신계약 CSM 성장을 이끌었다. 2023년 종신보험 신계약 CSM은 1조16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4.4%, 일반보장은 1조21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해 종신보험 신계약 CSM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종신보험 APE도 1조58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1.4% 증가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단기납 종신보험으로 2023년 신계약 CSM은 2조54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9% 증가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어려워진 이후에도 건강보장성 상품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화생명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보장, 담보 등을 강화했다.
한화생명이 2023년 출시한 '시그니처 암보험 3.0'은 ‘골라담는 암보장S특약[7종]’을 탑재했다. 이 특약은 부위별 암진단자금 보장을 업계 최다인 ‘7번’ 받을 수 있게끔 세분화했다.
2023년에는 업계 최초로 치매통원을 보장하는 특약 3종을 탑재한 '한화생명 The걱정없는 치매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내부에서도 치매보험, 간편건강보험, 수술비보험, 암보험 등 누적 초회보험료 100억원 이상의 히트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도했다고 평가했다.
고객 혜택을 높이다보니 GA업계나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 상품이 '역마진' 상품이 대부분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다.
GA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출시하는 상품 대부분이 고객 혜택이 매우 높은 상품"이라며 "고객에게 혜택이 좋은 상품 대부분은 손해보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GA 중심으로 영업 실적이 뛰어난건 맞지만 상품 계리적 가정이 제대로 됐는지 의심스럽다"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상품 대부분이 역마진이 날 것으로 보여서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2023년에는 2022년 대비 CSM배수는 낮아졌다. 2023년 보장성 상품 APE 대비 신계약 CSM배수를 살펴보면, 전체 보장성 상품 APE 대비 신계약 CSM은 97.5%로 전년동기대비 33%p 감소했다.
종신보험 APE 대비 신계약 CSM이 2022년에는 114.8%였으나 2023년에는 전년동기대비 41.2%p 낮아진 73.6%를 기록했다. 전체 수익성은 55.1%로 전년동기대비 22.8%p 하락했다. 전체 월평균 월초 대비 신계약 CSM 배수는 12배에서 10배로 낮아졌다.
2023년 말 CSM은 9조2380억원으로 작년 3분기 9조7990억원 대비 5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당시 가정 변경 등으로 한화생명 CSM은 -2조5310억원이 조정됐다. 이 중 계리적 가정 변경에 다른 CSM 감소는 6681억원이다. 2023년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한화생명은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을 10조대 중반으로 전망했지만 IFRS17 가이드라인 등이 추가되면서 10조원을 넘지 못했다.
2024년 9조2380억원이던 9조1090억원을 기록했다. 경험조정 등으로 -1조1120억원 조정이 발생했다. 2024년 CSM 조정은 해지율 가정 변경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작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계리적 가정 변경에 의한 CSM 감소가 많았던 만큼 CSM 개선계획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한화생명은 CSM 개선 계획 관련 "제판 분리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고 있는 당사의 영업 조직 경쟁력을 기반으로 종신 정기보험은 CSM 수익성 개선과 함께 적정 판매 규모를 확보했다"라며 "일반 보장 CSM이 높은 상품을 기반으로 신상품 개발과 판매를 더욱 확대하여 연간 신규 CSM 2조 원 이상 확보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리적 가정 변경으로 2023년 대비 2024년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2023년 기타가정변경으로 3451억원이었으나 2024년에는 -2163억원, 사업비율 가정변경은 2374억원에서 956억원으로 위험률가정변경은 3787억원에서 -5198억원으로, 해지율 가정 변경은 9371억원에서 7476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락하고 있는 K-ICS 비율 관리도 과제다. 한화생명은 부채 할인율 제도 정상화 영향, 금리 인하로 K-ICS 비율 하락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3년 K-ICS 비율은 183.8%에서 2024년에는 18.8%p 감소한 165%를 기록했다. 부채 할인율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감소한 점이 주효했다.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제적으로 하면서 감소폭은 줄였다.
기본자본 K-ICS 비율로 건전성 관리 정책이 변경될 경우에도 한화생명은 자본관리가 필요하다. 작년 말 기준 한화생명 기본자본은 9615억원으로 기본자본 K-ICS 비율은 73.8%이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