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X판토스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출처=한국기업평가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판토스는 이날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400억원), 3년물(700억원), 5년물(400억원)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LX판토스는 처음으로 공모채를 발행하기 때문에 개별 민평금리가 없다. 따라서 희망금리밴드는 같은 신용등급(AA-급) 민평금리 평균에 -30bp~+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LX판토스는 올해 말까지 총 1505억원 상환만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9일 만기(500억원)가 돌아오는 채권을 제외하면 나머지(1005억원)는 모두 하반기에 몰려 있다. 하반기에도 월별로 고루 분포돼 있어 자금조달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첫 공모채 발행에 따른 사전 분위기 파악 목적도 있다. 하지만 이전 사모 조달 대비 크게 낮아진 금리 수준이 조기 자금조달 매력을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캡티브(계열 매출) 의존도를 단기 내 낮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LX판토스 역시 LG그룹 매출(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비중이 현재 70%를 넘는다. 하지만 LX판토스는 LG그룹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와 운영자금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LX판토스는 해운·항공 물류 사업자다. 계열 분리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미국 리쇼어링 등으로 물류 업계는 말 그대로 호황이었다. 글로벌 물류 공급망이 경색되면서 치솟은 운임이 기업 성장에 크게 일조했다.
엔데믹 이후에는 운임이 안정화되면서 외형도 축소됐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운임이 오르면서 매출 등이 회복세를 보였다. 2021~2022년이 글로벌 물류업계에 이례적인 호황 시기였던 것을 고려하면 LX판토스는 과거부터 꾸준한 성장을 보인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계열분리 후 차입금은 크게 늘었지만 잉여현금흐름(FCF) 등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금융비용을 포함한 차입부담 대비 자본축적 속도가 빨랐다는 의미다. 실제로 LX판토스의 지난 2021년 부채비율은 169.8%에서 작년말 기준 149.3%로 낮아졌다.
LX판토스는 향후 국내 수도권과 미국 등 글로벌 물류거점 확보을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차입규모는 확대될 수 있지만 ‘트럼프 관세’ 이슈를 고려하면 오히려 유리한 경영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 중에서는 우량급(AA급 이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LX판토스는 우호적 채권 시장 환경에 물류산업 전망에 대한 긍정적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오버부킹에 이은 언더금리 결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