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회사채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단독 대표주관을 맡은 흥국화재 5회(2000억 원)와 KB증권과 공동 대표주관한 동화기업 23회(600억 원)의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이로써 3월 및 1분기 연속 미매각 물량이 가장 많은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3월 대표주관 실적은 NH투자증권이, 인수실적은 KB증권이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기준으로는 대표주관과 인수실적 모두 NH투자증권이 1위에 올랐고, 상위 5개 증권사의 시장 독점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일반 회사채와 자본성증권(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을 대상으로 했으며, 은행채, 여신전문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주관실적은 대표주관한 트랜치별 발행금액을 주관사 수로 나눠 산정했다.
먼저 3월 주관실적은 NH투자증권이 1조 7890억 원(22.5%)의 실적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 6483억 원, KB증권 1조 4298억 원, 신한투자증권 1조1748억 원 등 총 4개사가 1조 원을 초과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이 7250억 원의 실적으로 5위를 차지한 가운데 상위 2개사의 점유율은 43.3%, 상위 5개사 점유율은 85.2%에 달했다. 상위업체의 실적 집중화 현상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분기기준으로도 NH투자증권은 전체 발행액 32조 2720억 원의 20.3%에 해당하는 6조 5531억 원의 실적으로 1위에 올랐다. KB증권 6조 1792억 원(19.2%), 한국투자증권 4조 5724억 원(14.2%), 신한투자증권 4조 925억 원(12.7%)이 4조 원을 넘었고, SK증권이 3조 2715억 원(10.1%)이 5위를 차지했다. 상위 5위권 내에서 월별, 부문별로 일부 순위 변동은 있었으나 5위권까지는 이들 5개사의 순위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표 = 한국금융신문 / 데이터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KB증권은 대표주관을 맡은 거래의 수요예측에서 10배 이상(8건, 3788억 원)과 5배 이상(15건, 7652억 원) 모집 실적이 가장 좋았다. NH투자증권은 10배 이상에서 3063억 원(7건)으로, 한국투자증권은 5배 이상(11건, 5828억 원)에서 KB증권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호한 모집 실적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발행건에서는 목표액 미달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언급한 흥국화재와 동화기업 발행 건의 부진으로 3월 및 1분기 누적 기준 모두 미매각 최대실적 주관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KB증권 역시 분기기준 미매각 건수가 5건(이랜드월드, 효성티앤씨, AJ네트웍스, ABL생명보험, 동화기업)으로 많았고, NH투자증권도 4건(이마트, SE그린에너지, ABL생명보험, SLL중앙)에서 목표액 달성에 실패해 DCM강자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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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 & 표 = 한국금융신문 / 데이터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NH투자증권이 5조 2216억 원으로, 4조 8877억 원의 KB증권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투자증권(3조 8792억 원)과 신한투자증권(3조 4365억 원)이 3조 원 이상의 실적을, SK증권은 2조 585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5개사가 20조 105억 원의 실적으로 점유비는 62%였다. 상위 10개사가 1조 원 이상의 실적을 올린 가운데 이들의 점유율은 85.4%에 달하는 등 역시 소수 대형사에 대한 실적 편중이 심했다.
3월 전체 수요예측 경쟁률 면에서는 평균 5.18대 1 수준으로 하락, 지난 1월과 2월(6.73대 1, 5.97대 1) 대비 열기가 식은 모습이었다. 이는 연초 대기 수요가 대부분 소화되었고, 홈플러스사태, 금융당국의 캡티브영업 현장검사 시사 등의 영향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량 등급을 제외하면 모집금액 미달 사례도 속출하고 있으며, 일부 발행사는 수요예측 없이 사모 방식으로 조달 방식을 전환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3월 말 기준으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국내 금리도 하향 안정세에 제동이 걸렸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