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조규석, 최지현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두 신임 대표는 공동 창업주들의 장남, 장녀다. 조규석 대표는 2011년 입사해 경리·회계 등 관리 부문에서 경험을 쌓았다. 최지현 대표은 그보다 약 2년 빠른 2009년부터 삼진제약에 몸담고 마케팅·홍보 등 영업 부문을 책임져왔다. 둘은 2021년 말 나란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2023년엔 동시에 이사회에 진입,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영 승계를 준비해왔다.
두 대표는 공동 경영 체제에서도 기존 역할에 충실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재무·생산·관리, 최 대표는 영업·마케팅·R&D부문을 이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두 대표는 기존 해왔던 분야를 그대로 맡아 업무를 분담한다”고 말했다.
이들 두 대표의 공동 과제는 신약개발이다. 삼진제약은 1968년 창립 후 제네릭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창립 57년이 지났지만 지난 2023년 3월 품목허가를 받은 개량신약 ‘타프리드’, ‘포비글’ 외 혁신신약을 만든 전력이 없다.
이에 두 대표는 신약 배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먹거리로 삼은 건 항체약물접합제(ADC) 분야다. 삼진제약은 현재 ADC모달리티의 면역항암제 ‘SJN302’와 대사항암제 ‘SJN307’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ADC 분야 후발주자인 만큼 두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석사급 인재 5명으로 구성된 ADC 태스크포스(TF)도 꾸리고 관련 R&D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조규석·최지현 대표가 지배구조 강화에도 합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외부세력인 하나제약의 존재감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제약은 지난 2021년 삼진제약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사실을 공시해 ‘삼진의 변수’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해 10월엔 하나제약 지분이 13.09%까지 불어나 삼진제약 최대주주로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하나제약 오너일가가 삼진제약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3월 7일 공시기준 8.33%까지 지분이 떨어진 상태지만, 조의환 회장 측(12.85%)과 최승주 회장 측(10.02%) 지분과의 차이는 각각 4.52%p, 1.69%p로 여전히 격차가 크지 않다.
특히 개인으로 치면 현 대표들의 지분은 ▲조규석 3.06% ▲최지현 2.45% 등이다. 하나제약 오너 2세인 조동훈 부사장(1.17%) 지분과의 차이가 각각 1.89%p, 1.28%p에 불과하다. 조 회장이 개인 최대 주주로서 6.04%를 보유했고, 최 회장은 3.07%를 갖고 있다.
다만 삼진제약 측은 현 공동 대표 오너일가 지배구조 장악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측은 “하나제약은 단순투자로 공시해왔으며 작년부터 매도가 이어져 현재는 두 오너가 각 합산지분보다 적다”고 했다. 이어 “자사주(9.87%) 및 아리바이오(7.99%) 등 우호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분 승계에 관해서는 “회사가 직접 언급하긴 조심스럽지만 향후 경영에 혼선이 없도록 차질없이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