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백악관 홈페이지(2020년)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당초 시장은 관세 상한선이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으나, 실제 발표된 내용에는 환율 정책, 부가가치세(VAT) 등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된 국가별 차등세율이 포함되면서 최대 54%까지 부과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 26%의 고관세국으로 분류돼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직격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은 의약품, 반도체 등 전략 품목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관세 유예 방침을 밝혀 일부 업종의 피해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제약 업종은 이번 관세 발표에서 의약품이 제외되며 상대적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대형 CDMO 기업은 경쟁국인 스위스나 EU보다 낮거나 비슷한 관세율을 적용받아 가격 경쟁력이 유지된다. 이는 글로벌 위탁생산 확대 가능성과 맞물려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전기전자 부품, 스마트폰, 자동차, 2차전지 등은 베트남, 중국 등 고관세 적용국에 생산 거점을 둔 비중이 커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세트업체의 부품 가격 인상 요구와 소비 둔화가 맞물려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 방산 등 일부 업종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조선은 미국 정부의 직접 발주 물량이 많지 않고, 중국산 선박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이 반사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방산 역시 지정학 리스크 고조와 함께 국가별 군비 확대로 이어지며 국내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관세 이슈가 촉발한 가격 조정 이후, 기간 조정 국면으로의 전환을 예상하며 조선, 기계, 방산과 같은 대체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와 2차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메리츠증권은 전기전자 부품주는 단기적으로는 불리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비(非)스마트폰 중심 체질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기에 대해선 구조적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신영증권은 바이오 업종에 대해 "관세 제외 품목으로 확인되며 글로벌 고객사 유입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넥스, SK바이오팜 등을 추천주로 제시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