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투자 구루(guru)들이 선택한 주식 종목을 참고해서 투자 결정에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 혁신 산업 트렌드에 관심을 두고 유망한 기업들을 두루 담은 ETF를 찾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같은 ETF라고 하더라도 비용(보수 및 수수료) 등을 운용사 별로 잘 비교해서 장기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실제 보유 여부나 시점과는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투자 구루들의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성이 크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경우, 2024년 12월 31일 기준 보유 지분이 가장 큰 주식이 애플(28.12%)이다. 이어 2위는 아메리카 익스프레스(16.84%), 3위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11.19%)다. 4위는 코카콜라(9.32%)이며 5위는 셰브런(6.43%)이다.
버크셔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계속해 매도 중인데, 4분기에도 1억1745만주 가량을 팔았다. 버크셔의 2024년 4분기 말 현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보유 주식수는 6억8023만주까지 줄었다.
보유 지분 1위인 애플의 경우 매도세가 4분기에 멈췄다. 버크셔의 2024년 4분기 말 기준 애플 보유 주식수는 3억 주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워런 버핏은 지난 2016년부터 애플을 사들였다. 한때 애플을 자신의 ‘최고 투자 회사’로 평가한 적도 있다.
하지만 2024년 1~3분기에 연속적으로 애플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최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월가의 구루'로 통하는 레이 달리오가 설립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포트폴리오도 살펴볼 수 있다.
브리지워터는 물가, 성장이라는 두 경제 변수에 따른 네 가지 국면, 즉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 경기호조(골디락스) 모두에 적응할 수 있는 '올 웨더(All weather)' 전략을 표방한다.
브리지워터의 13F 공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보유지분 최대 종목은 'SPDR S&P 500 ETF Trust'(SPY)(22.12%)로 나타났다. SPY는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1993년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 ETF이며,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원조격인 '공룡 펀드'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iShares Core S&P 500 ETF'(IVV) 비중도 5.5%로 2위였다. 개별 종목으로는 구글 알파벳(3.14%), 엔비디아(2.15%)로 각각 4위, 5위에 랭크됐다.
개인투자자는 ETF 선택 시 이 같은 투자 대가들의 편입·편출 종목들을 의미 있게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워런 버핏이 지난 2013년 아내를 위해 미리 작성한 유언장에서 "남겨진 재산의 10%는 미국 국채 매입에, 나머지 90%는 모두 S&P500지수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는 유명한 일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 지난 2007년 워런 버핏과 헤지펀드 운용사(프로테제 파트너스)가 펼쳤던 10년 수익률 경쟁 투자 내기에 대한 결과도 흥미롭다. 2017년 결과를 보면, S&P500지수 인덱스펀드를 무기로 삼은 워런 버핏이 헤지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둬 승리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 현황 및 전망'(2025년 3월)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월 하순부터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 조정이 심화되고 주가 변동성도 커지면서 시장 불안이 증대된다고 평했다.
미국이 하락을 주도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유럽(영국, 독일, 프랑스)은 견조한 모습으로 국가 별 차별화도 두드러졌다.
AI(인공지능), 반도체 등 글로벌 주식시장을 견인해 온 기술 IT주 주가가 낙폭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주가 조정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닫기

최근 경제지표 둔화 조짐과 함께 무역전쟁 확산에 따른 이익 마진 축소 등으로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부상한 점도 부각됐다.
국금센터는 "실적 성장세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관세 등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적어도 상반기까지 하방 위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전반적인 증시 환경을 가늠해보고 나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글로벌 ETF 리포트 등도 종합적으로 참조할 수 있다.
삼성증권 ETP(상장지수상품) 전략팀 전균·임은혜 수석연구위원의 리포트(2025년 3월)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관세 위험과 경제 충격 여부를 꼽았다.
선택할 만한 글로벌 ETF로는 블랙록의 ‘iShares Core S&P500 ETF’(IVV)를 지목했다. IVV는 S&P500를 기초자산으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 경쟁 펀드 대비 낮은 보수 강점이 부각돼 비용 면에서 효율성이 좋다.
또 인베스코의 ‘Invesco S&P500 High Dividend Low Volatility ETF’는 S&P500 내 높은 배당수익률과 낮은 변동성, 업종 배분을 고려해 50개 종목을 선별한 ETF다. 하방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유의미한 스타일로, 월 배당을 한다.
블랙록의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TLT)는 미국 초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기채 ETF다. 월배당을 주며 금리하락기에 시세차익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SPDR Gold MiniShares ETF’(GLDM)는 금(金) 현물을 보유한 ETF다. 런던 금거래소(LBMA) 국제 금가격 지수를 추종한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인플레이션 헷지(hedge) 수단으로서 역할을 한다.
최근들어 중국 테크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미국 오픈 AI(Open AI)의 ‘Chat GPT’에 대적해 중국 딥시크(Deepseek)의 ‘R1’이 저(低)비용 AI를 표방하면서 돌풍이다. 또 다른 중국계로 최근 모니카의 '마누스'가 Agent(비서) AI 생태계에서 주목받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이른바 ‘테리픽(Terrific) 10(T10)’이 증시 주도주로 부각되고 있다. T10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둥닷컴, 비야디(BYD), 지리차, 샤오미, 넷이즈, 메이퇀, 중신궈지(SMIC)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10개 종목을 의미한다.
최근 조정을 받은 미국의 7대 테크주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M7)’의 대안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연구원은 글로벌 ETF 리포트(2025년 3월)에서 “딥시크 충격으로 중국의 AI 역량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올해 최고의 AI는 Open AI, 구글 등 미국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다만 딥시크, 알리바바 등의 약진으로 AI 패권을 중국이 차지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이 가능해졌다”며 “올해 한 번이라도 리더보드 1등을 차지할 지로 질문을 바꾸면 중국 승률이 상당히 높다”고 평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SPDR S&P 500 ETF Trust'(SPY)는 수수료/총보수가 0.09%로 경쟁자 대비 높다. 뱅가드의 'Vanguard S&P 500 ETF'(VOO)와 블랙록의 'iShares Core S&P 500 ETF'(IVV)의 수수료/총보수는 각각 0.03%로, 이는 SPY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코스콤의 ETF Check에서는 ETF 연 수수료를 총보수율, TER(합성총보수), 실부담비용률 등을 각각 살필 수 있다.
총보수는 '운용보수+신탁보수+사무관리보수+지정참가회사보수'다. TER은 총보수에 기타비용(지수 사용료, 회계감사비, 해외보관비 등)을 더해 구한다.
마지막으로 실부담비용률은 TER에 자산매매 시 발생하는 증권거래 비용인 매매/중개수수료를 더한 수치다. 단, 총보수는 일별 자료이며, TER과 실부담비용은 월별 자료라 참고치로 보면 된다.
총체적으로 수익률에 이미 제반 비용이 반영돼 있는 측면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투자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