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금지하는 1심 법원의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셀트리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지난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아이덴젤트'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아일리아 오리지널사인 리제네론은 당해 11월 셀트리온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같은 내용의 가처분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했으나 기각됐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 미국 출시 예비금지명령도 유지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회사는 최근 현지 유통사인 '바이오젠'과의 계약이 불발되기도 했다. 바이오젠은 최근 오퓨비즈 등의 미국·캐나다 판권을 내년 4월까지 반납하겠다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통보했다.
이로써 당분간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미국 내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는 올해 5월 만료되나 제형 특허는 2027년 6월 만료된다. 현지 법원이 향후 상고심 등에서 리제네론 특허 유효성을 또 다시 인정한다면, 아이덴젤트와 오퓨비즈 출시일은 2027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반면 국내 후발주자들의 출시 성공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현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외에도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이 국내외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천당제약은 독자 제형기술로 특허를 회피하려는 전략이다. 회사는 올해 안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품목허가를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삼천당제약은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에서 SCD411 출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선발주자였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치고 삼천당제약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고용량 제품의 경우 이미 미국 파트너사로부터 회사만의 제형기술을 검증 받아 현지 공급 계약에 포함했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은 2027년 이후 미국에 진출한다. 아일리아 제형 특허가 강한 만큼, 관련 전쟁을 피하려는 복안이다. 대신 올해 11월 특허가 먼저 만료되는 유럽 시장부터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을 글로벌 임상을 마친 뒤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제형 특허가 강력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유럽 시장 먼저 진입한 뒤 2027년 하반기 미국에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령 인구 증가로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황반변성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 74억달러(약 9조8000억 원)에서 2031년 275억달러(약 36조6000억 원)로 10년간 3.7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