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보험 전문성 결여 산은 출신 임원 낙하산…매각 급급 악화된 경영 [KDB생명 M&A 잔혹사]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25-03-04 06:00

2010~2020년 산업은행 출신 부사장·2명 사장 선임
JC파트너스 우협 선정 당시 성과급 위한 졸속 매각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보험 전문성 결여 산은 출신 임원 낙하산…매각 급급 악화된 경영 [KDB생명 M&A 잔혹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전신 금호생명이었던 KDB생명 매각 과정은 '잔혹사' 그 자체다. 금호생명에서 2010년 산업은행이 출자한 펀드로 대주주가 변경된 뒤 6차례 매각에 실패했다. 매각 실패 배경으로는 산업은행 전략 부재, 낙하산 임원이 꼽힌다. 보험을 모르는 은행 출신이 체질 개선이 필요한 KDB생명 경영 전반에 나서 오히려 망가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KDB생명은 본래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PEF'가 대주주로 산업은행은 PEF에 65.64%를 출자했다. 작년 부로 펀드 기한 연장 기한이 종료되면서 산업은행은 KDB생명은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펀드 만기 전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무산됐다.

KDB생명 매각 무산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현재 KDB생명은 산업은행 편입 이후 지급여력비율이 기준치를 넘지 못해 건전성 지적을 받아왔다. 보험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 면에서도 매각 이슈로 원활히 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 불발은 산업은행에서 내려온 낙하산 임원들의 전략 부재, 매각에만 집중해 가치 제고에 실패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산은 출신 수석 부사장 5명·사장 2명…정치외풍·구조조정식 경영
보험 전문성 결여 산은 출신 임원 낙하산…매각 급급 악화된 경영 [KDB생명 M&A 잔혹사]이미지 확대보기
KDB생명 매각 실패 요인으로 보험 전문성이 떨어지는 산업은행 출신이 경영진으로 선임을 꼽는다. 보험은 다른 금융과는 달리 보험 구조를 모를 경우 경영이 어렵다. 일례로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경영 당시 카드식 마케팅을 도입했지만 보험과 맞지 않아 경영이 실패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 PEF' 65.64% 출자자로 대주주가 된 뒤, 매각에 초점을 둔 만큼 구조조정 경험이 있는 산업은행 임원들을 KDB생명으로 보냈다.

2010년 부사장은 안동명 전 KDB산업은행 리스크관리부장이, 대표이사는 최익종 전 투자금융본부장 부행장으로 산업은행 출신 두명이 산은 정상화를 이끌었다.

최익종 전 대표는 대우 사태 등을 담당해 '기업 구조조정 대가'라고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LG카드 사태 당시 경영지원단장을 지내며 LG카드 경영정상화를 이끄는 등 구조조정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었다. 안동명 전 부사장은 리스크관리부장을 지내 KDB생명 리스크관리를 주로 담당했다. 당시 ING생명 출신인 구세훈 부사장, 교보생명 출신 박현수 전무 등 타 보험사 출신이 임원 자리에 있기도 했다.

최익종 대표는 2010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2013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CEO와 전국 지점장간 성과이행합의서(MOU)를 맺어 책임경영체계를 정착시키기로 했으며 서울, 수도권 점포 전략적 재배치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익종 전 사장은 재임 시기 2010년 -167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KDB생명이 2011년 9월 말 기준 525억원 흑자 전환 하는 등 재무적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최 전 사장은 산업은행, 대우증권과 연계해 VIP고객 전용 복합점포를 만들고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등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사장은 수도권 30개여개 지점 신규 설치, 영업 활성화 위한 영업총괄임원 성과비례 인센티브제 도입, 종신보험 증 보장성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전국 영업망을 직접 돌아다니는 등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2011년 12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계획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2년간 영업 현장을 돌아다녀 건강이 악화됐다는게 이유였지만 일각에서는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이 추천, 영입한 김영석 고문과 갈등, 감사원이 산업은행이 금호생명 인수 당시 주식을 고가로 인수해 산업은행에서 수천억 손실을 입었다는 감사원 발표 등 정치적인 이유로 물러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최익종 전 사장은 2014년 코리아신탁 대표이사로 현업에 복귀했다. 이후 2016년에는 산업은행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담당하는 산업은행출자회사관리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됐다.

후임으로 온 산은 출신 안양수 전 수석부사장과, 권영민 전 총괄부사장, 임해진 수석부사장 재직 당시에는 KDB생명 영업력을 약화시키는 경영정책을 펼쳤다.

KDB생명은 금호생명 시절 2009년 이미 칸서스자산운용과 금호생명 매각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몸집 줄이기를 본격화 하면서 FC들의 수당을 축소한 바 있었다. 이로 인해 이미 영업채널이 축소된 상태였다.

산업은행에서는 이 정책을 다시 재현했다. 설계사 수당을 감축하고 2017년 6월에는 GA채널 제휴를 중단했다. 전속 설계사 조직을 대폭 줄여 영업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GA채널까지 막은 것이다. 제휴 중단 후 4개월 만인 10월부토 다시 제휴를 다시 재개했지만 GA업계와 관계에서 신뢰를 잃은 상황이었다.

전속 설계사 조직도 축소됐다. 2010년 4800여명이었던 설계사 조직은 조직 효율화, 매각 실패 등으로 2024년 11월 기준 924명으로 1000명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산업은행 수장이 바뀔 때마다 외풍에 시달렸다.

KDB생명이 생보업계 최초로 2012년 선보인 인터넷 다이렉트 채널 'KDB 다이렉트'는 생보사 다이렉트 채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투자를 대폭 축소했다. 저축성 보험 중심으로 판매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였으나 홍기택 산업은행 전 회장이 강만수 전 회장 당시 추진했던 전략을 지우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성과급 제시에 금융당국 기조 어기며 사모펀드 JC파트너스 매각
산업은행에서는 보험 전문성이 없는 경영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2018년 정재욱 세종대학교 교수를 대표이사에, 임해진 수석부사장 후임으로 2019넌 8월 백인균 전 산업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KDB생명은 2020년 6월 매각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당시 JC파트너스가 단독 입찰을 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사모펀드라는 점에서 금융당국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결정었다. 사모펀드임에도 매각을 한 건 당시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전 산업은행 회장 매각 의지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동걸 전 회장은 2018년 국정감사에서 "애당초 인수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언급하며 KDB생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산업은행은 당시 매각에 성공할 경우 사장에게 최대 30억원, 수석부사장에게 최대 20억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세웠다. KDB생명의 매각 가격에 따라 사장에게는 5억~30억원을, 수석부사장에게는 사장의 50%(2억5000만~15억원)를 성과보수까지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빠른 매각을 주문하는 조건이었다.

JC파트너스가 선정되면서 백인균 전 수석부사장은 2020년 6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당시 수석부사장 사의를 표명, 코리아신탁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노력했지만 대주주 적격성을 통과하지 못해 KDB생명 매각을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정재욱 대표가 임기인 2020년 6월을 채우지 않은 채 사의를 표명했다. 정재욱 대표 사의 표명은 사모펀드로 인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산업은행에 표명했지만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재욱 전 대표가 매각할 때 사모펀드로 매각은 안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라며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라고 말했다.

JC파트너스 이후 KDB생명은 다시 직원 구조조정, 자본감축 등을 진행했다.

네번째 매각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입찰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최종적으로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포기했다. 하나금융지주 인수 포기 이유와 관련해서는 건전성과 자산이 건실하지 않다는 판단이 컸다고 알려졌다. 이후 KDB생명은 2023년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다시 매각을 위해 MBK파트너스 등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협상이 결렬돼 여섯번째로 매각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먼저 제고한 뒤 매각을 해야하는데 내부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먼저 기업 가치를 올려도 매각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데 KDB생명은 관련 노력을 안한 거 같다"라며 "현재 상황보다 나아지지 않는다면 매각은 계속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