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별도 기준)이 전년보다 59% 상승한 924억 원, 매출액은 5.2% 증가한 1768억 원을 기록했다. 고객수 역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이 기간 이마트는 매출액 11조6665억 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한 해 전 928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1000억 원 넘게 빠지면서 19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1036억 원)이 대거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트레이더스의 성장은 눈에 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트레이더스의 일회성 비용은 160억 원이다.
이커머스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치여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트레이더스가 이마트의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가 된 셈이다.
분기별로 보면 트레이더스는 2024년 1분기(별도 기준) 각각 9157억 원과 306억 원의 매출과 영업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9%, 313.5% 증가한 수치다. 이어 2분기엔 매출이 3.9% 늘어난 8326억 원, 영업이익은 65.4% 늘어난 220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2.3% 증가한 217억 원, 영업이익은 30% 늘어난 344억 원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4분기엔 매출액이 8360억으로 3.2%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52억 원으로 52.7% 감소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의 성장세에 대해 “고물가 시대 트레이더스의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 등 차별화된 상품 구성이 소비자의 니즈와 맞물리며 고객 유입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단위당 저렴한 대용량 상품이 가장 큰 인기요인이기도 하지만 트레이더스의 푸드코트 ‘T-카페’도 한몫했다. 요즘처럼 외식이 쉽지 않은 시기 ‘가성비 외식장소’로 입소문을 타면서다. 지난해 T-카페가 출시한 3500원 더블 타입 버거는 3주 만에 판매량 7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T-카페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면서 오프라인 마트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가성비’로 입소문을 타고 T-카페에 방문하면 자연스레 트레이더스로도 발길이 이어지며 연관구매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창고형 할인점 중에서 접근성이 좋고, 입장이 용이하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트레이더스는 국내, 국외 창고형 할인점 중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2개다.
국내에 진출한 미국의 코스트코가 19개점,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맥스는 전국에 6개점이 영업하고 있다. 또 코스트코는 연회비 카드를 만들어야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트레이더스는 별도의 연회비 카드 없이 입장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스트코가 국내 연회비를 최대 15.2%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트레이더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인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인상이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8.3%, 일본에서 9% 올린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인상률이다. 이런 이유로 코스트코에서 이탈하는 회원이 많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내 경쟁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는 2022년 경남 창원중앙점에 신규 출점한 이후 추가 출점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이 기세를 이어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를 확대한다. 이달 트레이더스 마곡을 시작으로 하반기 구월점 신규 출점을 앞두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외형 확장과 함께 시장 내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