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공시를 바탕으로 각 사의 기업대출 및 중소기업대출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4대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2022년 615조9000억원 ▲2023년 668조5000억원 ▲2024년 719조5000억원 순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2022년 500조3000억원(81.2%) ▲2023년 524조5000억원(78.4%) ▲2024년 553조9000억원(76.9%) 순으로 절대 금액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그 비중은 해마다 감소했다.

그래픽=한국금융신문
신한은행은 2022년 126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의 83.8%의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2024년에는 140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77.8%로 줄어든 비중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은 2022년 120조원 규모로 82.8%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134조9000억원으로 81.1%에 해당하는 중기대출 비중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121조원으로 76.6%의 비중을 보이다가 2024년에는 133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71.7% 수준의 비중으로 줄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157조8000억원 규모에서 185조8000억원 규모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대기업에 더 비중이 쏠려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 사진제공 = 금융감독원

이처럼 금융당국이 각 은행에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확대를 주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중기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핵심원인은 거시경제 불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와 맞물리며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고, 물가 상승으로 민간소비 등 내수경기 악화까지 장기화되며 중소기업의 성장 정체와 함께 신용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전망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로, 기획재정부의 기존 추정치(1.8%)는 물론 글로벌 투자은행 8곳 평균(1.7%)보다 낮아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 사이에서도 돈이 돌지 않아 은행들의 연체율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각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2022년 평균 0.12%에서 2024년 0.30%까지 올랐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23%에서 0.29%로, 하나은행은 0.23%에서 0.31%로, 우리은행은 0.23%에서 0.32%로 오르는 등 4대 은행의 연체율이 일제히 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고정이하여신과 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KB국민은행의 NPL비율은 2022년 0.20%에서 2024년 0.32%로, 하나은행은 0.21%에서 0.29%로, 우리은행은 0.19%에서 0.23%로 올랐다. 신한은행만이 4대은행 중 유일하게 2022년 0.25%에서 2024년 0.24%로 소폭 떨어진 NPL비율을 나타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비해 기초체력이 튼튼한 대기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 경제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부실 위험이 큰 곳보다는 우량대출 위주의 보수적 운영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밸류업 등 배당성향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서 이러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출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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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