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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배민 김범석, 새해 첫 행보는 ‘깃발 뽑기’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02-03 16:14 최종수정 : 2025-02-04 10:47

운영 10년 '울트라콜', 4월부터 순차적 종료
지속적 문제 제기+달라진 배달앱 시장 영향
단기적 손실 감수…장기적 경쟁력 강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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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울트라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배달의민족 갈무리

배달의민족이 '울트라콜' 서비스를 종료한다. /사진=배달의민족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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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2025년부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성장궤도에 올려놓겠다.”

우아한형제들의 새로운 수장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대대적인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그 변화의 첫 번째 단계로 배민의 대표 광고상품으로 알려진 ‘울트라콜’을 종료한다. ‘울트라콜’은 배민의 성장을 이끌엇다는 평가를 받는 상품이다. 하지만 ‘고객 경험 개선을 우선가치로 한다’는 김 대표의 굳은 의지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3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경북 구미시, 대구 달서구, 서울 강남구, 서울 서초구, 세종시 등을 시작으로 울트라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울트라콜은 업주가 8만8000원(부가세 포함)의 요금을 내면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고 해당 지역 고객에게 배달을 제공하는 광고상품이다. 배민 최초의 과금방식이자 정액제 서비스로, 운영 10년 만에 끝을 맺게 됐다.

울트라콜은 그간 ‘출혈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깃발을 여러 개 꽂을수록 노출 빈도를 확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이것이 업주 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약 10년간 이 서비스를 운영해온 배민이 올해 갑작스럽게 이 서비스를 돌연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문 수와 관계없이 대다수 업주로부터 고정비를 거둘 수 있는 광고상품을 종료하는 것은 오히려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김 대표가 이런 결단을 내린 데는 울트라콜이 갖는 여러 논란과 광고상품으로서 가지는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8일 취임 후 첫 전사 발표에서 “올해 고객 가치를 저해하는 요소는 과감히 개선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필요한 요소는 신속하게 도입하며 변화를 꾀하겠다”고 천명했다.

울트라콜은 출혈경쟁 이슈로 국정감사 등에서 매해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울트라콜을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당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전 임시대표는 “2023년에 지적을 받고 여러가지 개선안을 검토해왔다”며 “특히 울트라콜 상품과 관련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검토 후 조치를 하고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지속적인 문제 제기도 울트라콜 종료에 영향을 미쳤지만, 결정적인 이유로는 쿠팡이츠의 등장으로 배달앱 시장이 재편됐다는 점이 꼽힌다. 배민이 처음 울트라콜을 선보이던 시기의 시장 상황과 현재의 시장 상황이 달라져 울트라콜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가게배달이 아닌 자체배달을 통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업주들이 울트라콜을 통해 얻는 광고 효과가 현저히 낮아졌다. 울트라콜은 주로 가게배달 업주들이 사용하는 광고상품인데, 노출 수 기반의 비효율성이 부각되면서 더 이상 필요 없는 광고상품으로 전락한 것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의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한 자영업자는 “이미 대부분의 주문을 ‘배민1’로 받고 있고, 울트라콜 광고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큰 영향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매달 나가는 돈이 줄어들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달앱 시장에서도 정액제 상품은 배민의 울트라콜이 유일하다. 쿠파이츠는 처음부터 정률제 단일 상품을 적용했고, 요기요는 2023년 4월 “음식점들의 정액제 수요가 너무 낮아 운영 중단·폐지를 정했다”며 정액제 상품을 폐지했다.

배민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는 울트라콜 종료로 인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울트라콜 운영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배민1플러스’와 ‘오픈리스트’ 등 정률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가게 중복 노출’로 불편함을 겪어왔던 고객과 업주의 불만도 해소되면서 서비스 품질은 더 강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개편 이후에는 배민배달, 가게배달 중에서만 선택하면 동일가게로 한 번만 노출돼 혼란의 가능성이 낮아진다.

김 대표는 이번 서비스 개편을 맞아 “우리의 미션은 고객이 최소한의 터치로 주문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즉 주문 절차 간소화”라며 “필요한 것을 즉시 배달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고객 주문 경험을 그 누구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울트라콜만 사용하던 업주들은 오는 4월부터 오픈리스트 광고상품을 통해 가게배달을 이용할 수 있다. 배민에 따르면 기존 오픈리스트를 이용하지 않는 울트라콜 이용 업주들은 오픈리스트가 자동 적용되고 1개월 동안 중개 이용료를 면제한다. 다만 자동 적용을 원하지 않는 경우 업주가 직접 취소할 수 있다. 오픈리스트는 주문이 발생했을 때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상품으로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 6.8%(부가세 별도)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한편 울트라콜 종료에 따른 업주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울트라콜은 주문 수와 관계없이 정액 금액만 내면 되는 상품이었던 만큼 해당 상품이 종료되면 가맹점 여러 개를 운영하는 기업형 가맹점주, 주문 및 매출 상위 업주 등은 주문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깃발꽂기를 활용해 지역 내 가게배달 강자로 통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쟁상황 등으로 배달앱 시장 자체가 자체배달, 주문 수 기반의 정률제 위주로 개편되면서 노출 수 기반의 가게배달 광고인 울트라콜 상품의 경쟁력과 효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며 “업주와 고객 모두의 비효율과 불편을 개선하고,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민앱 UI·UX 개편과 함께 울트라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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