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열린 한국바이오협회가 주관 '코리아 나이트' 현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이미지 확대보기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지난해 말 출범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 미뤄졌다.
국가바이오위원회는 범부처 최상위 거버넌스로, 연구개발이나 인허가 등 바이오 정책 전반을 심의하는 기구다. 관계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나간다. 또한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환경 등 바이오 전 분야에 대한 민·관의 역량을 결집할 예정이다.
구성원은 산·학·연 관계자들로 두루 꾸려졌다.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이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고한승 삼성전자 미래산업기획단장과 김영태 서울대학교병원장,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장 등이 민간위원을 맡는다.
위원회는 '대한민국 바이오 대전환 전략' 3가지를 제안했다.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산업 등 핵심 부문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하겠단 목표다.
먼저 인프라 면에서는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에 포진된 20여 개 클러스터를 '버추얼 플랫폼'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계해 소통을 강화한다. 서로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또 정부는 레드(보건·의료), 그린(농업·식량), 화이트(자원·에너지), 블루(해양) 등 바이오 분야를 한데 모아 R&D 추진 체계를 만든다.
구체적으로 레드바이오는 공공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능을 강화한다. 그린바이오는 스마트농업육성지구·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등과 함께 국산 소재 개발에 주력한다. 화이트바이오는 석유화학단지를 통해 친환경 소재를, 블루바이오는 해양생물자원의 고부가가치를 활용한다.
이외 2035년까지 정부·병원 등 기관에 산재된 1000만 건의 R&D 데이터를 확보하고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로써 기존 약 13년 걸리던 R&D 기간을 절반 수준인 6년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첨단 바이오 기업을 적극적으로 투자해 산업 전체의 대전환을 이루겠단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1조 원 이상 규모의 메가펀드를 조성해 단계별로 필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책금융과 무역보험, 세액공제 혜택도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사진=과기정통부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위원회가 공개한 어젠다가 광범위한 점이 핵심"이라며 "본래 레드바이오 분야에만 치중했던 육성 정책이 그린바이오, 화이트바이오 등으로 확대됐다는 건 중요하다"고 했다.
황 본부장은 위원회 출범이 탄핵 정국 속에서 이뤄진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현 정국이 어지럽고 떠들썩함에도 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정부에서 바이오 산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 본부장은 "최상위 결정권을 가진 기구로서 관계 기관들과의 역할과 책임을 잘 나누고, 정권과 상관없이 정책 연속성을 지키는 것은 위원회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