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LS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5518억원, 영업이익 3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60%, 19.96% 증가했다.
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5% 증가한 1조3595억원, 영업이익은 76.09% 오른 119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전망치도 상회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연 매출 4조3042억원, 영업이익 3619억원을 예상했는데, 이보다 각 5.75%, 7.68%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문은 자회사 실적이다. 지난해 자회사 총매출은 2조2776억원, 영업이익은 7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7.39%, 49.05% 증가했다.
분기별 성장세는 더 컸는데 2024년 4분기 매출 7197억원, 영업이익 3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90%, 247.3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선박 특화형 변압기 제조사 KOC전기 인수로 연결 실적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신규 수주가 늘며 미국 자회사 실적이 확대된 영향도 컸다.
미국 자회사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40배 이상 증가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미 초고압 변압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증가한 72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전력사업 중 북미 비중은 2023년 17%에서 지난해 20%로 확대됐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12년 미국 판매법인 LS일렉트릭 아메리카(America)를 설립했으며, 2022년 배전반을 만드는 MCM 엔지니어링(Engineering) II를 인수했다. MCM 엔지니어링 II는 LS일렉트릭 아메리카의 자회사다.
현재 미국은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에 최대 수출 시장으로 손꼽힌다. 노후화한 기존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송전망은 20년 이상 교체가 지연된 상태다. 대부분 1960~1970년대 지어진 이후 재정난 등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낡고 부족한 전력망 때문에 신규 발전소 건설에 병목현상이 심해지자, 2021년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법(IIJA)을 통과시켰다. 이를 기점으로 미국 전력기기 산업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으며, 2023년부터 인공지능(AI) 산업 발달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 수요가 더해졌다.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 AI 개발사 Xai에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를 공급하며, 미국 4대 빅테크 중 3개 업체와 분전반(배전반의 하위 카테고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 빅테크와 계약이 성사될 경우, 올해 2분기부터 매년 2000~3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이후부터는 매출이 2024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LS일렉트릭은 현재 미국 배전기기 유통업체 25곳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