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업계 부채비율 상승. 사진 = 이미지투데이
'파밀리에' 주택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지난 6일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이여진 부장판사)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번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지난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불과 5년 만이다.
건설경기가 침체된 후 분양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미수금도 덩달아 늘었다.
특히 지난해 분양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0.51대1의 경쟁률 미달을 기록하는 등 사업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의 어음 등을 막지 못했다. 부채비율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428.75%로, 전년 대비 80%포인트 상승했다. 업계가 평가하는 적정 수준인 100~200%를 훨씬 넘어선 수치다. 이 가운데, 국내 대형·중견 건설사 부채비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00%가 넘는 곳은 GS건설(238%)·롯데건설(217%)·SK에코플랜트(251%) 등 3곳이었다.
시공능력 순위 10위권 밖 건설사의 경우 ▲계룡건설산업(17위) 231.2% ▲동부건설(22위) 249.9% ▲한신공영(28위) 221% ▲HL D&I한라(30위) 269.3% ▲두산건설(32위) 338% ▲효성중공업(39위) 285% ▲SGC이앤씨(40위) 309% ▲대보건설(53위) 280% ▲일성건설(56위) 225% ▲남광토건(59위) 210% ▲서한(51위) 202% 등이 부채비율 200%를 넘어섰다.
부채비율 400%를 넘어서 잠재적 부실 징후로 판단된 건설사도 있다. 워크아웃과 기업회생관리를 신청한 태영건설(24위·747%)과 금호건설(20위)이다.
금호건설은 지난 2023년 3분기 부채비율이 260%에서 올해 3분기 640%로 1년만에 380%포인트 치솟았다. 새 브랜드 아테라를 론칭하면서 실적반등을 노렸던 금호건설은 차입금 및 부채 늪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금호건설의 장기차입은 전년동기대비 15.2% 감소한 1373억원을 기록했지만, 빨리 갚아야 하는 단기채무인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 등이 전년보다 두자릿수 이상 늘었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26.3%·22.9% 증가한 825억원·717억원이다.
이에 높은 부채비율과 더불어 뚜렷한 성장동력을 갖추지 못한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중견건설사는 신사업이나 해외사업 등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대형 건설사들과는 달리, 중견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원자잿값·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와 PF 등 당국의 대출압박, 그리고 분양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급증이라는 삼중고를 이기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해 부동산침체기를 이겨내지 못해 부도처리 된 건설사는 27개(11월 기준)로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많았다.
여기에 올해도 건설 경기가 좋아질 확률이 높지 않다.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3년 연속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PF시장 리스크와 관련해, 건설산업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건설산업 사업환경이 ‘비우호적’, 실적방향 ‘저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도 힘든 환경이다. 굵직한 건설사가 폐업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이라며 “중소 건설사의 경우 외부 자금조달이 더욱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폐업 건설사는 더 늘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