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의 2024년 합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1조6950억원) 보다 5.9% 증가한 1조7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던 2022년(1조7965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BNK금융과 JB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지방지주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건전성이 개선되며 전년 대비 대손비용이 줄어들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로 시중은행 대출 수요가 넘어오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이자이익이 확대된 결과다.
반면 DGB금융지주는 충당금 추가 적립 및 명예퇴직등 일회성 비용 발생의 이유로 연간 당기순이익이 2023년 대비 1000억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회사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4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전년 동기(145조7836억원) 보다 4.3% 증가한 151조99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당시 BS금융그룹) 출범 후 14년만에 자산 150조원을 돌파하게 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BNK금융의 2024년 이자이익은 전년(2조9060억원) 보다 1.4% 늘어난 9조9460억원,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17.3% 증가한 3800억원으로 전망된다. 핵심이익이 고르게 증가하며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전년(3조2300억원) 보다 2.9% 늘어난 3조32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질 영업력을 나타내는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2023년과 유사한 수준인 1조7670억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손비용이 전년(9530억원) 보다 15.6% 줄어든 804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대손 비용이 줄어든건 재작년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PF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관련 이슈가 어느정도 해결됐기 때문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금융애널리스트는 “BNK금융지주의 2024년 연간대손비용률은 69bps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bps의 개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한 근거로 “PF충당금 적립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는 점과 철저한 위험가중자산 관리 기조로 신규 PF 취급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BNK금융이 연말 현금 배당으로 자본비율에 영향이 갈 수 있으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정 애널리스트는 “BNK금융의 4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한 12.14%로 예상된다”며 “아직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말 현금 배당 지급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원화 약세로 인한 자본비율 하락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본비율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5년 주주환원율은 37.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BNK금융은 지난해 10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점진적인 현금 배당 성장을 바탕으로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JB금융의 2024년 이자이익은 전년(1조9070억원) 보다 3.7% 증가한 1조9780억원, 비이자이익은 무려 87.2% 늘어난 20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충당금전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11.0% 증가한 1조3800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건전성이 개선되며 대손비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금융애널리스트는 “신규 연체 감소에 따른 자산건전성 회복에 기인해 4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 예상 대손비용률은 95bps로 여전히 높겠으나 JB금융이 이전에 보였던 100bps를 상회하는 대손비용률보다는 현저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충전이익이 10% 이상 대폭 성장한 반면 대손비용 부문의 증가는 미비했다. 대손비용은 8.1% 늘어난 479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비용방어에 성공하며 2024년 순익이 성장할 수 있었다.
증권업계는 JB금융이 실적 성장 및 자산건전성 회복을 바탕으로 기존에 목표한 밸류업 계획을 실행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준 애널리스트는 “오는 2026년 주주환원율 45% 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오는 2월 연간 실적발표에서부터 자사주 매입·소각을 재개할 것이며 이에 따라 기존에 목표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지속적으로 이행해나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B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그룹의 수익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JB금융은 오는 2026년 안정적 보통주자본비율을 기반으로 ROE 13% 이상을 유지하고, 주주환원율 4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 50%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2021년 연간 55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DGB금융은 이후 계열사 실적 부진, PF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순익 규모가 축소해 지난 2022년과 2023년 모두 4000억원대 순익을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는 이또한 유지하지 못하고 연간순이익 2000억원대로 고꾸라졌다.
이유는 대손 비용 및 일회성 비용 발생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 그룹 연간 순이익은 2706억원으로 전년대비 30.2% 감소할 전망”이라며 “주요 배경은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추가 충당금 및 명예퇴직 실시 등 관련 비용 부담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BNK금융 계열사인 iM증권 PF 충당금은 약 800억원, 명예퇴직비용 약 140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2024년 비용 부담을 해결한 만큼 2025년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최 애널리스트는 “2024년 중 연간 8000억원에 달하는 그룹 대손비용이 2025년에는 약 6000억원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 비용 부담이 거의 일단락되면서 4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이익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돼 2025년 추정 순익은 4380억원으로 2024년 대비 61.9% 증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가계대출 증가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에 명목 GDP성장률인 4%를 초과하는 가계대출 증가율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차등적용한다는 것이다.
DGB금융 핵심 계열사인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본점이 대구에 소재하고 있는 만큼 지방은행으로서 이 방안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가계대출을 확대해 기존 기업대출 위주의 대출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겠다는 DGB금융의 전략에도 부합해 당국 정책을 바탕으로 가계 대출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