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한남4구역에 제안한 디에이치 한강 조망 이미지./사진제공=현대건설
이미지 확대보기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새해 첫 달부터 내 건설업계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요 건설사들이 선별적인 수주전에 나서면서 경쟁이 덜했다. 새해 들어 한남·압구정·성수·여의도 등 대어급 정비사업 발주가 예정돼 있어 적극적으로 경쟁에 임한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수주 격전지로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이 꼽힌다. 이곳은 시공평가능력 1·2위 건설사가 자존심을 건 수주전이 격화하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조합원 표심을 얻기 위해 연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절감과 책임준공을 내세우고, 삼성물산은 한강 조망권 확대와 분담금 유예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양사의 대표이사들까지 직접 한남4구역 현장을 찾아 조합원들에게 막판 표심잡기에도 나섰다. 업계에선 양사가 한남4구역에 집중하는 이유로 훌륭한 사업성은 물론, 향후 시공사 선정을 앞둔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한강변 정비사업 수주에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남5구역도 대어급 사업지로 떠오른다. 한남5구역은 강변북로와 맞닿아 있어 한강 조망권이 확보된 데다 평지가 많아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좋고 평가된다. 현재 삼성물산을 비롯해 GS건설, DL이앤씨 등이 참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을 두고 건설사들의 수주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 서울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528-3번지 일대 8만4934㎡를 재정비하는 사업으로 지하 3층~25층 1688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방배동 일대 정비사업 마지막 주자인 만큼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금호건설 등 4개사가 입찰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신반포4차도 경쟁 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진흥기업이 입찰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개포주공6·7단지도 인근 5단지와 함께 알짜단지로 꼽힌다. 현재 삼성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는 평당 800만~950만원이다. 총 공사비는 약 1조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가 조합에 제안한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사업 조감도.사진제공=포스코이앤씨
이미지 확대보기잠실동 잠실우성4차의 경우 지하4~지상32층 아파트 9개동, 825세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현재 대형건설사들이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새로운 격전지가 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압구정3구역·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서울에 대어급 정비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 건설사 간 치열한 수주 경쟁이 전망된다.
경기권에서도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양보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지는 중이다. 이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0층 아파트 39개동 3198가구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곳은 지난 2018년 12월 GS건설ㆍ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했는데, 이후 공사비 상향 조정 과정에서 견해차를 보이면서 지난해 4월 결별한 곳이다.
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최종 입찰에 참여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특화설계와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통해 조합원들의 개발이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며, 두산건설은 경쟁력 있는 공사비를 제안해 조합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 건설사가 선별수주 전략을 선택하면서 무혈입성하는 사례도 있었”며 “올해는 대어급 사업지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여러 건설사들이 참여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