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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비전’ LG전자 조주완의 ‘불편한’ 현실 [정답은 TSR]

김재훈 기자

rlqm93@

기사입력 : 2024-12-23 00:00 최종수정 : 2024-12-23 06:10

‘성장·이익 7% 밸류업 7배’ 목소리 높였는데
취임후 TSR 33.4%…부회장 승진은 불발
영업이익률 지속 감소…고환율 위기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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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비전’ LG전자 조주완의 ‘불편한’ 현실 [정답은 TSR]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LG전자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지난해 제시한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비전’ 실현이라는 중책을 다시 부여받았다. 이를 위해 사업부를 전면 개편했으며, 새로운 신사업도 궤도에 빠르게 안착시키는 등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고환율 등 대외 리스크가 증가 등으로 실적은 물론 주가 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주완 사장은 LG전자 대표 취임 후 B2B(기업간 거래) 강화를 꾸준히 추진했지만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기도 했지만 최근 단행된 그룹 정기인사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승진이 불발되자 재계는 조주완 사장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금융신문이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LG전자 TSR(총주주수익률)을 산출해 봤다. 산출 기간은 조주완 사장이 LG전자 대표에 오른 2021년 12월부터 올해 12월 13일까지다.

그 결과 LG전자 TSR는 –33.44%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말 LG전자에 1000만원 투자한 주주가 3년 뒤 수중에 들어온 돈을 계산해보니 666만원 정도로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TSR는 주주환원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정 기간의 주가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기업 입장에서는 순이익 중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얼마를 썼는지를 각각 보여준다.

LG전자 TSR 부진 원인은 주가 하락에 있다. 조주완 사장이 취임한 2021년 12월 LG전자 주가는 13만5000원대를 기록했지만 올해 12월 기준 약 8만8000원대로 하락했다. 배당수익률은 2021년 12월 0.62%에서 2022년 0.81%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0.79%로 다시 하락했다. 이는 LG전자가 조주완 사장 취임 이후 구조 개편 등으로 매출 등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악화했다는 방증이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취임 후 부진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고 가전과 B2B 중심으로 사업 구조 개편에 집중했다. 특히 주력인 가전사업에서 구독 서비스, B2B 가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데 성공했고, 전장 등 미래 사업들도 본격적 궤도에 안착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조주완 사장도 지난 8월 인베스터 포럼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 구조 개편 핵심인 B2B 가속화 경우 디지털화, 전기화 등 시장 변곡점과 연계해 자동차부품,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비중을 올 상반기 35%까지 끌어올렸다. 연결기준 연간 매출도 2021년 74조7216억원, 2022년 83조4673억원, 2023년 84조2278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에는 매출 22조17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하는 등 역대 3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다만 LG전자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3조8638억원에서 매년 하락해 지난해 기준 3조54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5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0%나 급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대중 무역 견제 등으로 인한 해상 운임 증가가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조주완 사장으로서는 내년 구조 개편에 대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해 7월 그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상승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7·7·7 비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연간 매출도 100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17일 내년 중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기취득한 자사주 약 76만1000주(전체 발행 주식수의 0.5%)를 소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2026년까지 3년간 적용되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고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LG전자 영업이익률이 조주완 사장이 취임한 2021년 5.2%에서 2022년 4.3%, 2023년 4.2%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는데 있다. 내년부터 5년 안에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률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LG전자를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두드러지면서 ‘7·7·7 비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계엄령 등 상황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주력인 가전 부분 원재료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 전체 매출 중 65%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고환율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다.

내년 들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높은 관세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것도 LG전자에는 악재다. 실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한국 기업이 생산한 세탁기 120만 대 이하 물량에 20%, 그 이상 물량에 50%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고금리 지속으로 세계 소비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고 지정학적 위험으로 물류비 변동성도 커져 수익성 확보에 교란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구독 서비스, Web OS 등 신사업들의 의미 있는 실적 기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주완 대표는 유임과 함께 LG전자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7·7·7 비전’ 실현에 고삐를 당긴다는 구상이다. 특히 ▲사업 잠재력 극대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강화 ▲B2B(기업간거래) 가속화 ▲유망 분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을 가속화하고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업본부 재편’을 단행했다.

B2B 가속화 한 축을 맡은 HVAC 사업 본격 성장을 위해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해외영업본부에 해외 B2B 컨트롤타워 역할을 새롭게 부여한 것이 골자다. 여기에 스마트 TV 중심이던 webOS 적용 제품을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더욱 빠르게 확대하며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

조주완 사장은 최근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 “질서와 규칙이 없는 세상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악에 대비하고, 최선을 지향한다’라는 자세로 철저히 준비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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