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BNK금융
BNK금융지주가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돌입했다. BNK금융 지주 산하 자회사 9곳 가운데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은행을 포함해 총 6곳 자회사 대표의 임기가 끝난다.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BNK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후 두번째로 단행하는 자회사 CEO 인사에서 전면 쇄신에 방점을 찍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 18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 후보 추천 절차를 개시했다.
BNK금융 자추위는 빈대인 BNK금융 회장을 포함해 3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사외이사는 위원 총수의 과반수를 넘어야 한다. 자추위는 롱리스트, 숏리스트 선정을 거쳐 심층면접을 통해 각 자회사 최종 CEO 후보 1인을 각 추천할 예정이다. 단독 추천된 후보는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는 방성빈 BNK부산은행장,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배상환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길 BNK신용정보 대표 등이다. 김영문 BNK저축은행 대표의 임기는 이달 말 끝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방성빈 행장과 예경탁 행장의 연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방 행장은 취임 후 ‘2025년 지역 초우량 중견은행으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글로벌 사업 강화 ▲영업센터 방식의 수도권 진출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시니어 자산관리 강화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연결 등을 세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재무 성과는 연임에 우호적이지 않다. 부산은행은 방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전년 대비 16.8% 급감한 37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년 전보다 2.1% 줄어든 3847억원에 그쳤다.
치열한 시금고 경쟁 속에서 부산시금고를 사수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올해 부산시금고 입찰은 1금고에 부산은행을 비롯해 KB국민‧IBK기업은행이 참여하며 3파전으로 치러졌다.
부산은행은 시금고 업무 수행능력과, 지역사회 기여도, 이용 편의성 등을 인정받아 2000년 이후 24년간 맡고 있는 부산시금고를 재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4년 더 13조원 규모의 부산시 예산을 관리한다.
예 행장의 경우 취임 후 2030년까지 자산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예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연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4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 늘어난 29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내부통제 부실은 걸림돌로 남아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 담당 직원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77차례에 걸쳐 3089억원을 빼돌린 횡령 사고가 적발됐다. 예 행장의 재임 기간 중 벌어진 사고는 아니지만 사태 수습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이 벌어지며 소통 부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영문 대표는 올 초 취임 후 BNK저축은행의 2배 넘는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BNK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3.3% 뛰었다.
김성주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해 1년 8개월가량 임기를 지내고 있다. BNK캐피탈은 BNK금융 비은행 자회사 실적의 8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4.6% 줄어든 11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는 실적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BNK캐피탈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배상환 대표와 김상길 대표도 지난해 4월 취임했다. BNK자산운용은 올 3분기 까지 6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6.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BNK신용정보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뒷걸음질쳤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취임 3년차를 맞는 빈대인 회장이 임기 만료 1년가량을 앞두고 지주 체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빈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이사회 산하에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지주의 계열사 대표 인사 권한을 강화했다. 작년 연말 공식적으로 단행한 첫 자회사 CEO 인사에서는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벤처투자, BNK시스템 등 임기 만료 자회사 4곳의 대표를 전면 교체했다.
빈 회장이 정식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초에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BNK신용정보 등 자회사 5곳 CEO가 새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실시했다. 이중 방성빈 부산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경우 '회장 후보 추천권' 행사로 행장 후보에 포함됐다.
지역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지역 금융사 영업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빈 회장은 지역 금융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빈 회장은 내년 고객 중심 경영과 지역 경제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경영 방침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부산은행·경남은행 ‘투 뱅크’ 체제의 비효율 개선과 디지털 전환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빈 회장이 단기 외형 성장보다는 장기 성과를 위한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CEO 인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JB금융지주에 이어 DGB금융지주도 은행장 연임으로 안정을 상황이지만 BNK금융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은행 실적, 내부통제 등을 고려해 은행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실 다지기를 강조하고 있는 빈 회장의 경영 기조는 인사의 변수”라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