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제약·바이오사 2023·2024년 1~3분기 연구개발비 순위.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3분기 기준 누적 연구개발비로 1531억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3.3% 증가했지만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에 밀려 업계 5위에 머물렀다.
반면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공격적인 R&D 확대에 나섰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의 R&D 비용은 1354억 원에서 2011억 원으로 48.6% 증가했다. 대웅제약도 1729억 원에서 2012억 원으로 16.3% 상승, 한미약품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미약품은 매출 대비 20% 이상 R&D에 투자하며 'R&D 명가'로 불리기도 했지만 현재는 답보상태"라며 "R&D 투자 금액이 늘었다고 홍보하지만 경쟁사들의 신장률, 매출 대비 투자액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자연스레 파이프라인 경쟁력 약화 우려로 이어진다.
현재 한미약품은 비만대사와 항암, 희귀질환 등 30여 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가시적인 진도를 보이는 건 비만 부문 정도다. 하지만 비만약도 상용화까지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제약 시장에선 후발주자란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미약품그룹 내 경영권 분쟁까지 불거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3자연합' 결성 후 연구개발에 돈을 더 써야 하냐고 지적했고 박 대표는 그럴 필요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표가 내실을 다지기보다 경영권 분쟁의 최전선에 나서 목소리를 내고, 제약업계를 모르는 일부 대주주 입장을 대변하는 데 힘 쓰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