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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진옥동·함영주·임종룡, ‘슈퍼 금융플랫폼’ 노린다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 점검 (하)]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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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09 00:00

비금융 주식 보유 15% 숙원…디지털 수익 확대·사업 다각화
은행 핀테크 부수업무 영위·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도 과제로
글로벌 수익 비중 확대…베트남 등 동남아 법인 현지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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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진옥동·함영주·임종룡, ‘슈퍼 금융플랫폼’ 노린다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 점검 (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4대 금융그룹이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비금융 신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비금융 융합은 플랫폼 경쟁력의 필수 과제로 꼽히지만 금산분리 규제가 신사업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남아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비금융 출자 제한 규제 완화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비금융 사업 확대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그룹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62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슈퍼쏠(SOL)'의 MAU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560만명을 기록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우리원(WON)뱅킹'과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원큐'의 MAU는 각각 833만명, 600만명 수준이다.

이들 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앱이나 은행 앱을 ‘슈퍼앱’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의 앱에서 산하 계열사 금융 서비스뿐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생활금융플랫폼화’를 목표로 한다.

우리금융은 최근 기존 ‘우리원뱅킹’을 업그레이드해 전 그룹사 핵심 서비스를 모두 담은 유니버설 뱅킹 앱 ‘뉴(NEW)우리원뱅킹’을 출시했다. 은행 업무뿐 아니라 카드, 캐피탈, 증권, 저축은행 등 그룹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 급여통장 이용 고객이 별도의 증권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은행 앱에서 우리투자증권 CMA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내년 상반기 중 ▲우리WON모바일 알뜰폰 서비스 ▲우리투자증권 주식거래 서비스(MTS) 등 신사업과 신규 서비스도 뉴원뱅킹에 탑재할 예정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슈퍼 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 10월 스타뱅킹에 국민은행 내 흩어진 앱과 그룹 계열사 서비스를 한 데 모아 확장형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현재 그룹 6개 계열사의 80여개 핵심 서비스를 탑재한 스타뱅킹을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KB금융은 헬스케어·부동산·자동차·통신 등 비금융 사업을 뱅킹 앱에 통합하고, 외부 비금융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금융·생활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 금융 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한 ‘신한 슈퍼 쏠(SOL)’을 출시했다.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은행 앱이 아닌 별도 앱에 그룹 디지털 앱의 핵심 기능을 한데 모으는 전략을 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20년 9월 출시한 하나은행의 '하나원큐'를 슈퍼 앱으로 내세워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연결한 ‘하나원큐’에 그룹의 주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개선하는 동시에 외부의 다양한 생활밀접서비스를 연결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는 슈퍼 앱 내 비금융 서비스를 적극 늘리면서 고객 접점 확대와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양한 비금융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슈퍼 앱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강화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연내 오픈을 목표로 알뜰폰(MVNO) 서비스 ‘우리원모바일’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해 시장에 안착한 뒤 다른 통신사로 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지난 4월 금융당국이 KB국민은행의 'KB Liiv M(리브엠)' 은행 부수 업무로 인정하면서 가능해졌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도 별도 신고 없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브엠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국민은행이 그해 12월 출시한 알뜰폰 서비스다. 올 4월에는 금융권의 비금융 사업 최초로 금융위원회의 은행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됐다.

신한은행은 야놀자, 롯데백화점·면세점 등 이종산업과 서비스 연계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자체 배달앱 ‘땡겨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쿠팡, 당근 등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 영역을 확대 중이다.

금융지주가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비금융 신사업에 공들이는 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해 슈퍼 앱, 개인 맞춤형 서비스, 신용평가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은행들은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비금융업을 제한적으로 영위하고 있지만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비금융 융합이 촉진되면 사업 모델을 보다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종희·진옥동·함영주·임종룡, ‘슈퍼 금융플랫폼’ 노린다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 점검 (하)]이미지 확대보기
금산분리는 은행 등 금융자본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원칙을 말한다.

현재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고 은행과 보험은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가 불가능하다.

은행들은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 진입, 디지털 뱅킹 확산 등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맞춰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고객 정보를 계열사 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말 금융지주와 은행의 비금융 회사 출자 한도를 현행 각각 5%, 15%보다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금산분리 완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의 추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기로 결정하고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다시 검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김병환닫기김병환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 등 금융사가 산업 부문에 대한 업무들을 자회사 등으로 조금 더 취급할 수 있게 하자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며 “기존에 검토한 것들이 쌓여 있어 종합적으로 대책을 낼지,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규제부터 풀지는 전략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4대 금융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신성장 핵심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손익은 2021년 3949억원, 2022년 5646억원, 2023년 5638억원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는 글로벌 부문에서 1년 전보다 38.2% 늘어난 5784억원의 손익을 거뒀다.

글로벌 손익이 그룹 전체 손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8%, 2022년 12.1%, 2023년 12.9%로 높아졌고 올 3분기 누적 기준 14.5%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손익 비중을 30%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신한금융은 동남아 지역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현지 디지털·ICT 기업 투자 및 제휴를 통한 디지털 기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업의 경우 은행 연계 초기 사업을 전개한 후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식의 단계적인 규모의 경제 전략을 실행 중이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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