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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CEO 쇄신 인사 신호탄…국민은행장에 ‘재무통’ 이환주 깜짝 발탁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4-11-27 21:55

핵심 계열사 은행 수장으로 보험사 대표 낙점…안정보다 변화
내년 비우호적 경영환경 속 은행 체질 개선·비은행 시너지 강화
주요 계열사 CEO 인사폭 주목…은행 후속 인사도 물갈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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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

▲이환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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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KB국민은행장을 이끌 신임 수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가 낙점됐다. KB금융그룹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장으로 발탁된 첫 사례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이 균형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 지주와 은행, 비은행을 두루 거친 이 대표를 앞세워 본격적인 계열사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 인사가 ‘쇄신’에 방점이 찍히면서 나머지 계열사 인사 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 대표를 추천했다.

당초 3년 연임에 성공해 1년 임기 연장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돼온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현 행장 대신 이 대표가 차기 행장 후보로 낙점되면서 ‘깜짝 인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인사는 KB금융에서 계열사 CEO가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이재근 현 행장과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전 부회장 모두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부행장으로 신분이었다.

이 후보는 은행과 지주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KB맨’이다. 일선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그룹 내 대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1964년생인 이 후보는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후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과 개인고객그룹 전무, 영업기획부장을 역임했다.

2020년 은행 CFO 역할을 하는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고 2021년부터는 지주 CFO로 근무했다. 2022년 KB생명보험 대표로 선임된 후 지난해 1월부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 법인인 KB라이프를 이끌고 있다.

이 후보는 수치에 밝고 꼼꼼한 스타일로, 양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양 회장이 이 후보의 재무 전문성과 경영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내년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국민은행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로 대규모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새 리더십으로 변화를 꾀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KB금융 대추위는 국민은행의 내실 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효율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대추위는 이 후보자에 대해 “글로벌 사업 추진력 강화,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세스 정립 등 조직의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며 “고객 중심적 사고와 과감한 실행력 등도 겸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룹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그룹에서 계열사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KB라이프 초대 대표를 지내면서 통합 법인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한편 요양 사업 진출 등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KB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2562억원으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전년도 합산 순이익(1358억원) 대비 88.7%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27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 대추위 관계자는 “이 후보 추천은 조직의 안정 및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와 심사ᆞ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이다.

이 후보의 과제로는 ‘리딩뱅크’ 탈환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의 정상화 등이 있다. 국민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 1분기 ELS 손실과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2조617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3조1028억원), 하나은행(2조7808억원)에 뒤처지며 5대 은행 중 3위에 그쳤다. KB뱅크의 경우 3분기 1861억1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637억7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번 은행장 후보 선정을 시작으로 나머지 계열사 CEO 인선에서도 양 회장의 색깔 내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대추위는 내달 중순경 계열사 차기 대표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KB라이프 대표 자리를 비롯해 다음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의 후임이 정해진다.

국민은행 후속 인사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부행장 24명 전원과 상무 15명 중 11명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장을 보좌할 경영진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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