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권 국민카드 대표 / 사진=국민카드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국민은행장 후보를 논의한다. 27일에 결정되는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 여부에 따라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실적면에서는 고금리 속에도 안정적인 순이익을 냈다. 취임 당시 목표는 '1등 카드사 위상 회복'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식에서 "위기가 언제나 성장을 만들어 온 것 처럼 탄탄한 기본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를 '완벽한 기회'로 만들어 가야한다"며 "격변의 시기를 잘 준비해 1등 카드사의 위상을 회복하겠다"고 언급했다.
취임 직후엔 고금리 영향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순익은 3830억원으로 전년(4211억원)보다 9.04% 미끄러졌다. 지난해 순익 역시 3512억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 3분기 분위기가 전환됐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704억원으로 전년동기(272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비용 효율화와 신규 회원수 확대에 따른 카드이용금액 증가 덕분이다. 3분기 월평균 국민카드 신규 회원수는 12만7000명으로 타사(9만6000명)대비 32% 높았다.
신규 회원 증대로 3분기 카드이용금액은 4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1000억원) 대비 7.42% 늘었다. 신용판매, 할부 증가로 카드 자산은 27조347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1% 커졌다.
지난달엔 신규 회원 수 14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입을 견인한 건 '쿠팡 와우카드'와 '위시(WE:SH)' 카드 덕분이다. 쿠팡 와우카드는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위시카드는 고객군 맞춤형 혜택을 담은 상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카드는 각각 지난 5월 50만장, 지난 8월 100만장을 돌파했다.
신규 회원 증대로 3분기 카드이용금액은 46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1000억원) 대비 7.42% 늘었다. 신용판매, 할부 증가로 카드 자산은 27조347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1% 커졌다.
영업비용(1.8%)보다 영업수익(5.1%)을 늘렸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카드(4.5%) ▲할부금융·리스(9.1%) ▲기타사업(7.7%) 성장 힘입어 전년 동기(2조5900억원)보다 5.1% 늘어난 2조72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면에선 수수료(-8.72%)·관리비용(-4.28%) 등을 줄여 실적 하락을 막았다.
모집과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비용 효율화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3분기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은 1조986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0.4% 감소한 1조9785억원을 기록했다.
순익 증가 · 자산 확대로 ROA는 전년(1.25%) 대비 0.39%p 증가한 1.64%를 기록했다. ROA는 기업이 자산 대비 이익 창출력을 평가할 때 쓰는 지표다. 기업의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ROE는 전년 동기(7.81%) 대비 2.15%p 늘어난 9.96%를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KB금융그룹 기여도도 커졌다. 올 상반기 국민카드의 그룹 기여도는 2560억원으로 전년동기(1930억원)보다 32.64% 확대됐다.
또 다른 취임 목표였던 디지털 플랫폼 성장세도 주목할만하다. 국민카드의 모바일 앱인 KB페이 가입 고객은 지난 4월 1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7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통상 금융권이 목표로 삼는 MAU 1000만명을 앞둔 셈이다.
이처럼 이 사장이 올 상반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지만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을 채운 것이 연임에 다소 부담을 주고 있다.
작년 KB금융지주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을 제외한 전 계열사 CEO를 교체했다.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이창권 대표는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사후 처리 업무를 진행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내년 카드업황이 어려운 만큼 안정을 위해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KB금융지주는 안정을 위해 자회사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지 않은 바 있다.
이동철 전 국민카드 대표는 3연임에 성공하며 4년 임기를 채웠다. 양 회장이 비은행 부문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 사장이 KB페이 부문에서 큰 성과를 낸 만큼 3연임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