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 =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 시리즈’가 아직 100%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지 않지만, AP 가격 폭등으로 스마트폰 제조원가 부담이 높아지는 만큼 내재화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S26 시리즈’ 탑재를 목표로 최신 엑시노스2600 양산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상반기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엑시노스2600 설계를 마무리했으며 파운드리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기도 화성 S3 파운드리 공장에 엑시노스2500 양산을 위한 웨이퍼를 투입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엑시노스2500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폴드·플립7 시리즈 탑재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엑시노스2500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 탑재가 예정됐다. 하지만 20% 수준에 머무른 수율(양품 비율) 문제로 불발되자 시간을 두고 하반기 폴드·플립 탑재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율 문제는 설계가 아닌 파운드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만큼 공정 최신화로 해결할 수 있을 거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화성 S3 공장에 최신 2나노(1㎚=10억분의 1m)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등 수율 회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기기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이다. 디바이스 제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스마트폰 가격경쟁력에도 중요한 요소다. 특히 올해 AI 스마트폰 시대 개막으로 고성능 AP칩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엑시노스 시리즈 성패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경쟁력뿐만 아니라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LSI사업부 반등에 중요한 요소다. 엑시노스는 LSI사업부에서 설계를 맡고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실제 양산을 담당해 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를 기본으로 프리미엄 제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했다.
하지만 2022년 갤럭시S22 엑시노스2200이 문제를 일으키며 애를 먹였다. 삼성전자는 이후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4부터 갤럭시S23 시리즈 등 지난해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에서 엑시노스를 제외했다.
엑시노스가 부진에 빠지자 삼성전자 LSI사업부는 지난해 연간적자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AP 점유율도 2022년 8%에서 지난해 5%, 올해는 2%까지 떨어졌다.
올해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 갤럭시S 24 시리즈에 일부 엑시노스2400을 탑재했지만,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Z폴드·플립6에는 또 다시 엑시노스가 제외되는 등 별다른 반전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적용하면서 제조원가 부담도 상승했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 상반기 AP 매입액은 6조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800억원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하던 2021년 AP 매입 가격은 6조211억원이었다. 엑시노스가 제외되기 시작한 2022년에는 11조3790억원으로 급등했으며, 2023년도 11조7320억원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올해는 AP 가격 증가로 1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반등 핵심인 수율 개선을 위해 최신 2나노(1㎚=10억분의 1m) 파운드리 전환에 속도를 낸다.
특히 현재 3세대 공정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하우가 쌓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 2나노에서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자체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TSMC 등 외부 파운드리 위탁도 검토 중이다. 협력을 통해 최상의 제품으로 가격과 수요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수율 개선을 위해 외부 파운드리사와의 협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