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테라 라이트' 모델, 배우 이동욱. /사진=하이트진로
1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회사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1조8994억 원)보다 3.8% 오른 1조972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868억 원으로, 전년(941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1139억 원의 순이익은 전년 402억 원의 약 3배다.
한 해 전만 해도 하이트진로는 연 매출이 2조52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35.0% 떨어진 1239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소비 침체 현상이 계속되면서 하이트진로 역시 역성장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출시와 판관비 효율화에 나서면서 회사 안팎의 우려를 보기 좋게 끊어냈다. 주력 사업인 소주, 맥주 모두 날개를 펴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의 3분기까지 매출은 6404억 원으로, 전년(6263억 원) 대비 2.3% 상승했다. 이 기간 소주 사업 매출은 전년(9535억 원)보다 6.0% 오른 1조1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자몽에 이슬’ 등으로 대표되는 과일 소주(기타제재주) 역시 수출액이 전년(551억 원)보다 10.0% 뛴 606억 원을 그렸다.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모델, 가수 이효리. /사진=하이트진로
이미지 확대보기5월부터는 프리미엄 증류주 라인인 ‘일품진로’를 키웠다. 일품진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목통 숙성실에서 5년 이상 숙성시킨 최고급 증류 원액을 블렌딩한 소주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라인업을 확대,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일품진로 1924 헤리티지’ 에디션도 한정판으로 판매했다. 뒤를 이어 24년 동안 증류 원액을 숙성시킨 ‘일품진로 24년산’을 내놓았다. 이에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품진로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올랐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에서도 테라와 켈리 동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테라는 지난 2019년, 켈리는 지난해 등장한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라인이다. 테라는 5년 만에 누적 판매량 45억4000만 병을, 켈리는 1년 만에 3억6000만 병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마케팅에서 일러트스 작가나 이모티콘 캐릭터와 콜라보 작업을 하면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당류나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저칼로리 맥주 ‘테라 라이트’ 신제품도 공개했다.
하이트진로는 3분기까지 판관비로 7235억 원을 집행, 전년(7424억 원) 대비 2.4% 감축했다. 이 기간 광고선전비도 전년(1945억 원)보다 20.9% 줄이면서 1539억 원을 썼다. 비용 절감과 동시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증류주 핵심 원료인 주정 가격이 오르면서 소주 출고가를 올렸는데, 이 부분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인했다.
하이트진로 수출용 과일 소주. /사진=하이트진로
다행히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액은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현재 소주나 맥주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는 구조다. 하이트진로 수출용 과일 소주로는 ‘자몽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자두에 이슬’, ‘딸기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다섯 종류가 있다. 과일 소주는 하이트진로 공시에서 기타제재주 품목으로 들어간다.
최근 3년간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액을 보면 2021년 882억 원(소주 282억, 기타제재주 600억 원), 2022년 1169억 원(소주 417억 원, 기타제재주 752억 원), 2023년 1394억 원(소주 602억 원, 기타제재주 792억 원)으로 늘고 있다. 올해에도 이번 3분기까지 소주 수출액이 1006억 원(소주 400억 원, 기타제재주 60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941억 원(소주 390억 원, 기타제재주 551억 원)보다 6.9% 성장했다. 근래에는 영국의 대형 뮤직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하면서 유럽인들에게 K-소주를 알리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도 13년째 스폰서십을 맺어 스포츠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해외 약 80여 개국에 소주를 수출하면서 글로벌로 확장 중이다. 하이트진로 소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9740만 상자(상자당 9리터 기준)를 판매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마케팅과 신제품에 힘을 준 만큼 남은 4분기까지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이어갈지 주목된다.
하이트진로 측은 “올해 마케팅 비용 효율화를 지속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전체적인 주류시장 규모의 축소에도 신제품 출시와 다브랜드 제품 전략으로 긍정적 실판매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