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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표 싸움으로 번진 한미 오너家 갈등…28일 주총, 경영권 향방은?

김나영 기자

steaming@

기사입력 : 2024-11-05 11:43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대표단 “외부 세력 떠나라” 공동성명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오너 경영 폐해…매각부터 중단하라”
이달 28일 임시주총, 3자연합 지분 우세…승리 확신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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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본사. /사진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사진제공=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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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이 계열사 대표 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대표 5명이 한미약품의 독립경영을 비판하자, 한미약품 대표는 곧바로 오너경영의 폐해라며 이를 맞받아쳤다. 격화되는 갈등에 이달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에도 주목된다.

지난 4일 한미사이언스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부사장 등 대표 5명의 공동 성명문을 사내망에 발표했다.

입장문엔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들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 달라”며 “우리는 일부 주주 및 외부 거간꾼들의 탐욕으로 한미의 뿌리를 흔드는 시도를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날선 비판을 이었다.

한미그룹은 현재 오너 일가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와 이들의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및 누이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자 연합’ 간 싸움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한미약품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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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으로 박재현 대표이사를 내세워 ‘독자 경영’을 선언, 인사팀과 법무팀 등을 신설했다.

박재현 대표는 계열사 대표단 성명에 곧바로 “깊은 유감”이라며 맞불을 놨다.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위해선 사모펀드 등으로의 매각 시도부터 즉각 중단하란 것이다.

박 대표는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돼 있는 걸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기에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외부 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한미사이언스 입장에 환영한단 뜻도 밝혔다. 그는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회사 매각 시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근무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계약직 인물 몇 명이 왜 그룹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것인지, 떠나면 그만인 인물들에게 왜 그룹의 미래를 맡겨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극한 대립 양상에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총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과 3자 연합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정원 정관 변경은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66.7%)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모녀 측은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3자 연합 지분은 48.13%으로, 형제 측보다(29.07%)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소액주주연대가 3자 연합 지지를 철회한 것과 주총 당일 출석주주 수 예측이 어려운 점은 변수다.

한편 올해 초부터 지속되는 오너 간 다툼에 그룹 내 임직원들의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열사 대표단 기싸움에 한미그룹 임직원들 사이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다”며 “오너 분쟁에 임직원까지 껴야 하냐며 회의감을 표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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