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밸류업 계획./ 자료 =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이미지 확대보기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 3분기 4조9128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4223억원)보다 11% 증가한 규모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누적 순이익도 14조265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049억원)보다 4.85% 증가했다.
4대 금융은 실적 발표와 동시에 밸류업 계획과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대내외 시장 환경에 따라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 속에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상쇄하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적극 참여할 의지까지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KB금융은 내년부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다만 KB금융은 타금융지주와 달리 목표 총주주환원율을 밝히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2025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해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도 드러냈다.
김재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말 CET1비율 13% 초과분, 내년 중 CET1비율 13.5% 초과분에 대해 주주환원할 계획으로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따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총주주환원율 못지않게 총주주환원 규모 확대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했다.
또 KB금융은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고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과거 10년 평균) 이하 관리 등 방향성도 드러냈다.
특히 KB금융은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밸류업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양 회장은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과 주주환원 제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KB의 지속가능한 여정에 저를 포함한 KB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하겠다”며 “기업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ESG, 주주와의 소통에서도 지속 개선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내년 초까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는 등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정책을 이행해 2027년 말까지 주식 수 5000만주를 감축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주식소각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위해선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자본효율성 등 질적 성장을 추진하는 한편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나선다.
지난 7월 신한금융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밸류업 방안을 공시한 바 있다. 2027년까지 CET1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주식수를 5억주 미만으로 감축하고, 2027년 말까지는 4억5000만주 이하로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한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4분기 2천500억원에 이어 내년 초 1500억원을 추가 취득함으로써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정책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특히 질적 성장에 대한 목표 수립·평가와 자원배분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일환으로 내년 경영 계획을 수립하면서 그룹 전체 ROE와 자회사 자본수익률(ROC)을 연계해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설계 중이다.
천 CFO는 “양적성장에서 질적 성장, 자본효율성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며 “내년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목표에 맞춰서 ROC 목표를 그룹사와 함께 내재화시키면서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중장기 목표로 계획했던 주주환원율 50%를 2027년까지 달성하겠다는 주주환원 목표를 제시했다.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가치(BPS) 등 주요 지표를 개선하고,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해 배당의 일관성도 향상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매년 단계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증대함으로써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할 계획이다.
자본관리 정책을 개선해 CET1비율을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해당 구간 내에서는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하기로 했다. 특히 안정적인 CET1비율 유지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목표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으로 제시해 자본관리 및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더 구체화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는 타사와 비슷할 수 있겠으나, 이를 단계적으로 하겠다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동성이 높은 보통주비율에 따라 주주환원에 가시성이나 안정성 우려가 나온다”면서도 “이를 반영해 13~13.5% 구간에 들어올 경우 주주환원을 더욱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RoRWA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ROE는 1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룹의 중점추진과제 항목에 밸류업 계획을 반영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내재화를 통해 실질적인 이행을 담보하고, 매년 이사회 중심의 점검 및 평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할 계획이다. 올 3분기까지 소각한 3000억원 포함해 연간 총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를 표명했다.
박 CFO는 현금배당과 관련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초과되는 구간부터는 자사주 소각을 줄이고 현금배당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1보다는 0.8 수준에서 어떻게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설정할지 이사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 △지속가능 ROE 10% △CET1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은 CET1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CET1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연말 CET1비율 12.2%와 내년 목표치 12.5%를 조기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는 그룹 전체 역량을 자본비율 개선에 집중해 당초 연말 목표인 12.2%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기업대출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가계대출의 감축은 물론 9월 말에 일시적으로 증가한 위험자산 역시 바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정책 발표에 따라 올 3분기까지 4대 금융그룹이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1조5066억원에 달하고, 배당금 총액도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연간 주주환원율이 40%에 도달하는 금융지주도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의 주주환원율은 KB금융 37.7%, 신한금융 36%, 우리금융 33.8%, 하나금융 32.7%다.
밸류업 목표 실천의 일환으로 3분기 배당금은 KB금융지주 주당 795 원, 신한금융지주 540 원, 하나금융지주 600 원, 우리금융지주 180 원이 각각 결의됐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은 1차 코리아 밸류업 지수 리스트에 들지 못한 만큼 더 강력한 주주환원에 드라이브를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KB금융에 대해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주주환원, 밸류업 공시까지 모두 예상을 상회했다"며 "회사 측이 주주환원율 상향을 위해 CET1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되고, 비율 상승 시마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다"라고 했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