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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후'만으론 역부족…LG생활건강, 3년 역성장 고리 끊을까

손원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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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0-31 19:49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전년比 0.7% 하락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내수 침체로 부진
중국서 '더후' 인기…3분기까지 매출 9%↑
3년 연속 역성장…"온라인 마케팅에 힘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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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더후.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더후. /사진=LG생활건강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주력사업에서 실적이 모두 내리막을 탔다. 다만, 중국에서 럭셔리 뷰티 라인인 ‘더후’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LG생활건강이 최근 3년간 이어진 역성장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1조7462억 원)보다 1.9% 빠진 1조7136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6506억 원, 생활용품은 1.3% 하락한 5626억 원, 음료는 1.1% 준 5004억 원이다. 이에 LG생활건강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5조2376억 원) 대비 0.7% 떨어진 5조20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선 1분기까지 2.7% 성장률을 보였으나, 2·3분기 연속 국내 매출이 하락하면서 뒷걸음쳤다. 주력사업이 휘청이면서 전체적으로 역성장을 보인 것이다.

수익성에서도 적신호가 켜졌다. 3분기 영업이익이 1061억 원으로, 전년(1285억 원)보다 17.4%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판매관리비는 7710억 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2.8%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를 줄였는데도 전체적인 성장이 더뎌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모습이다. 당기순이익은 735억 원으로, 전년(913억 원)보다 19.4% 빠졌다.

이러한 현상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계속됐고, 마트나 백화점 등 채널들이 폐점을 이어가면서 전반적인 판매량 감소로 연결됐다. 실제 국내 마트 3사 점포 수를 보면 이마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58개에서 2024년 153개로, 홈플러스가 140개에서 129개로, 롯데마트가 125개에서 111개로 줄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한국을 찾은 해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서울과 청주 화장품 사업장을 둘러보는 ‘2024 K-비첩 투어’를 진행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한국을 찾은 해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서울과 청주 화장품 사업장을 둘러보는 ‘2024 K-비첩 투어’를 진행했다. /사진=LG생활건강

해외에서도 북미 지역 법인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K뷰티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누적 해외 매출은 1조4942억 원으로, 전년(1조4746억 원) 대비 1.3% 오르는 데 그쳤다. LG생활건강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은 뷰티(화장품)에서 나온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북미 지역은 법인 구조조정으로 미끄러졌다.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북미에서 누적 매출 3785억 원을 거뒀다. 전년의 4433억 원 대비 14.6% 감소한 수치다. 북미 내 사업 효율화를 위해 영업장을 줄이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대신 더마 라인의 ‘CNP’와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을 미국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에 입점시켰다. 국내에서 3600만 개나 판매된 ‘더페이스샵 미감수’ 클렌징 제품도 미국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빌리프도 대표 라인인 ‘폭탄 크림’을 미국 럭셔리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에 입점, 북미 지역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이와 달리 중화권에서는 럭셔리 라인 ‘더후’가 강세를 보였다. 더후는 LG생활건강 전체 뷰티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더후의 인기 라인인 ‘천기단’과 ‘비첩 자생 에센스’ 등을 리뉴얼한 점이 영향을 줬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유명 인플루언서를 국내로 초청해 더후의 생산과정을 보여줬고, 이들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중국 현지로 마케팅을 펼쳤다. 중국의 조사기관 칭안정보에 따르면, 더후는 올해 6·18 중국 쇼핑 기간 틱톡에서만 1억 위안 이상이 팔려나가며 스킨케어 부문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LG생활건강 중국 매출도 3분기까지 569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5227억 원) 대비 8.9% 성장했다.

그 외 일본에서도 K뷰티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색조 라인인 ‘글린트’와 ‘프레시안’이 성장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은 일본 쇼핑몰 ‘큐텐’이 주최한 ‘메가 코스메랜드 2024’에 참여해 팝업을 열었고, 현장에서 약 2만 명을 끌어모았다. 샘플 1만여 개도 모두 소진되는 등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일본 누적 매출은 2833억 원으로, 전년(2760억 원) 대비 2.7% 오르는 등 가시적으로 성과를 냈다.
이처럼 LG생활건강은 K뷰티 인기를 확인하면서 자사 대표 라인 ‘더후’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김지원을 발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주춤하는 만큼 해외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 코카콜라. /사진=LG생활건강 코카콜라

LG생활건강 코카콜라. /사진=LG생활건강 코카콜라

내수 의존도가 큰 생활용품, 음료 사업도 경기 침체를 비껴가지 못했다. 다만, 생활용품에서는 피지오겔과 유시몰이, 음료에서는 제로 트렌드로 ‘코카콜라 제로’가 판매량을 늘려 선방했다. 피지오겔은 수분과 피부 장벽 기능을 개선한 ‘DMT 리제너러티브 크림’을 출시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유시몰은 치아 미백 라인의 제품군을 확대, 매출을 올렸다. 코카콜라는 설탕을 뺀 제로 라인의 인기 덕에 3분기 누적 매출에서 역성장을 막아냈다.

LG생활건강 생활용품 사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3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빠졌다. 반면 음료 사업은 1조413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0.5% 오른 보합세를 유지했다.

3분기가 지나간 시점에서 과연 LG생활건강이 2021년부터 이어진 역성장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앞서 LG생활건강은 2021년 8조915억 원으로 최대 매출을 기록한 후 2022년 7조1858억 원, 2023년 6조8048억 원 등 3년 연속 미끄러졌다.

LG생활건강 측은 “올해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숨37°’, ‘오휘’, ‘글린트’ 등의 직영몰을 개설했고, 올해는 ‘더후’ 직영몰을 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생활용품도 ‘유시몰’, ‘벨먼’, ‘실크테라피’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밀리언뷰티몰’을 운영해 작년보다 63% 성장했다”며 “직영 온라인몰로 믿을 수 있는 정품을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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