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간 상생협의체 회의가 다음달 4일 또 열린다. /사진=배민, 쿠팡이츠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 열린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 9차 회의가 수수료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다음 달 추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배달플랫폼 4사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상인연합회 등 입점업체를 대표하는 4개 연합회가 참여했다.
수수료를 놓고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간의 입장 차는 팽팽하다. 이번 회의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은 수수료 체계를 재조정하기 위해 새로운 상생안을 제시했지만 입점 업체들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배달의민족은 앞서 수수료와 관련해 매출 상위 60% 점주에게는 9.8%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상위 60~80%에는 4.9~6.8%, 상위 80~100%에는 2%를 각각 차등 적용하는 안을 내놨다.
쿠팡이츠는 ‘수수료 일괄 5% 적용’을 제안했다. 대신 배달기사 지급비를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조건을 내걸었다.
입점업체들은 배민의 조건에 대해서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고, 쿠팡이츠 조건에 대해선 ‘배달기사 지급비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상위 80% 입점업체에 배달 수수료 6.8%를 부과하라’는 안에 대해서는 입점업체 80%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식산업협회가 일괄적인 수수료 5%안을 고수하면서 반대에 부딪혔다.
외식산업협회 회장은 윤홍근닫기윤홍근광고보고 기사보기 BBQ 회장이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정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단체인 외식산업협회가 상위 20%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기업형 수준의 업체들은 이미 배달 산업 구조의 혜택을 받고 있어서다.
상생협의체 내에서도 적정한 수수료를 통해 ‘하위 80% 업체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라는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회의에서는 쿠팡이츠가 앞서 제안한 ‘수수료 일괄 5% 적용’에 ‘배달기사 지급비’를 더한 조건을 계속 고수할지, 또는 한발 물러서 중재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와 배민이 제안한 차등수수료 안에서 상위 입점업체 부담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수수료와 배달료)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제공 등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다.
배달플랫폼은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 표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소비자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면 주문금액에 대한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비를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한다는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최혜대우 요구 중단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배달앱 멤버십 이용혜택 제공 조건 운영 방침을 수정하기로 했다. 현재 쿠팡이츠는 시행 중인 멤버십 혜택 제공 조건을 수정 또는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달기사 위치정보 제공에 대해서는 소비자 주소 노출 우려와 배달기사 단체(라이더유니온,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의 반대의견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에 배달기사가 주문을 수락한 후 픽업할 때까지의 구간에 한정해 배달플랫폼들이 약관 변경, 배달기사의 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걸쳐 배달기사 위치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 달 4일 열리는 10차 회의에서는 수수료와 배달비, 최혜대우 요구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차 회의에서 최종 중재안이 나올 예정인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