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은 11번가 사장은 올초 새해 타운홀 미팅에서 "올해 오픈마켓 사업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11번가
이미지 확대보기22일 11번가에 따르면, 회사는 오픈마켓 부문에서 7개월(3~9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0억 원 이상 늘었다.
오픈마켓 부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11번가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378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7억 원 축소되며 35% 이상 개선됐고,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흑자를 달성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꾸준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가 11번가의 지난달 MAU를 업계 2위로 평가했고,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11번가의 지난달 MAU가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안정은 사장은 올해 셀러와 동반성장을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을 펼쳤다. 안 사장은 올 초 진행한 ‘2024 1st 타운홀미팅’에서 “올해를 오픈마켓 사업 흑자전환 원년으로 만들고 2025년에는 영업이익 창출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올해 ▲판매자 성장 ▲가격 ▲트래픽 ▲배송 ▲AI 등 5개의 신규 ‘싱글스레드(Single Thread, 이하 ST)’ 조직을 운영해 수익성 개선 작업을 꾀했다.
또한, 최근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한 점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11번가는 티메프 사태 발생 당시 소비자 피해를 끝까지 책임진 일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 개최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지난 8월 초 ‘안심쇼핑 착한기업’ 기획전의 대표 브랜드로 참여한 ‘컴포트랩’(언더웨어 디자이너 브랜드), ‘앙블랑’(유아 위생용품 브랜드), ‘짱죽’(프리미엄 이유식 브랜드) 등 3곳 브랜드의 평균 결제거래액(7~10일)은 전월 동기 대비 3배(221%) 이상 증가했다.
11번가가 지원하는 안심쇼핑 착한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사진제공=11번가
이미지 확대보기실제로 11번가가 지난달 초 론칭한 학생전용 무료 클럽형 멤버십 ‘캠퍼스 클럽’은 9월 말 누적 가입 고객이 론칭 첫 주보다 2배 이상(109%) 증가했다. ‘패밀리 결제’ 서비스 또한 9월 말 기준 누적 패밀리 결합 고객이 서비스 론칭 첫 주 대비 3배 가까이(+175%) 늘었다. 11번가는 적립 혜택을 강화한 신규 멤버십 서비스를 이달 말 추가로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11번가를 외면했던 모회사의 SK스퀘어의 지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SK스퀘어는 지난달 초 공식적으로 “11번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 “SK스퀘어는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비롯해 다양한 현황에 대해 11번가와 지속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K스퀘어가 11번가를 다시 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올려 다시 매각 작업에 나서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다각도의 수익성 확보 노력, 셀러 동반성장 지원 등 ‘건강한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픈마켓 사업의 7개월 연속 흑자를 이뤄냈다”며 “견고하게 다져진 흑자 펀더멘탈과 셀러와의 신뢰를 토대로 ‘고객’에 집중한 서비스에 주력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